김정은, 새 스키장 건설 재촉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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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대규모 스키장 건설을 서두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잡니다.

북한의 강원도 원산에 있는 마식령에 새로 들어설 스키장 공사가 한창입니다.

북한측이 국제규모로 건설하고 있다는 이 스키장의 규모는 슬로프, 즉 스키주로의 총연장 길이가 110킬로미터이고 난이도에 따라 초급과 중급, 그리고 고급 등 세가지 슬로프의 폭은 40에서 120미터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체적인 스키장 개장일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북한측은 공사를 시작한지 1년도 안돼 암반과 토양처리를 끝내고 슬로프 기반공사를 완성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6일, 김정은 제1비서의 스키장 공사현장 방문소식을 전하면서 김 제1비서가 올해 겨울철부터 스키장을 운영할 수 있게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김 제1비서가 북한 주민의 행복한 생활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스키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전국에 스키바람이 불어 주민들이 마식령 스키장에서 마음껏 체력을 단련하고 자연경치를 감상할 거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CNN방송은 28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고려여행사 관계자를 인용해, 스키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스키장 건설 소식에 대한 반응도 다양합니다.

CNN은 한국매체와 회견을 가진 한 탈북자가 ‘일반주민은 물론 심지어 군인까지도 먹을 것이 없어 힘들게 살고 있는 마당에, 김정은 제1비서가 체제선전을 위해 스키장을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인권단체인 북한인원위원회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현 시점에서 북한 당국은 스키장 건설보다 민생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 : 북한주민들 가운데 스키를 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잘 모르지만, 스키장 하나만으로 북한이 선진국이 되는 것도 아니고 스키장 만든다고 북한주민들의 생활수준이 그만큼 좋아지는 것도 아니죠. 차라리 그런 것보다 북한경제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에 신경 쓰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네티즌들도 ‘핵무기개발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려는 스키장에 가서 한 푼도 쓸 수 없다’ ‘스키장에서 벌어 들인 돈으로 굶주린 주민들을 먹여 살려라’ 그리고 ‘북한은 단지 미국 달러가 필요할 뿐’이라고 말하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북한측은 주민들이 겨울철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스키장을 늘려 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스키장 관계자 /녹취: 누구도 생각 못하던 거 우리 인민들이 겨울에는 다 여기 와서 스키도 타고 관광도 하고 특히 어린이들은 방학 동안 능을 마음껏 꽃피우고, 장군님께서 2006년 3월 1일에 여기 오셨는데 그 사랑과 배려 속에서 이런 경기장은 계속 생길 것이며 우린 여기서 민족적 긍지를 생각하며 앞으로 세계 모든 성원들이 다 여기 와서 혁명의 성지에서 '장군님 만세'를 부를 것입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스키장 건설은 결국 북한 지도자의 우상숭배를 위한 도구로 쓰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 김정은의 새로운 우상숭배를 만들어 가면서 스키장이라든가 놀이터라든가 그러한 오락 시설들을 만들어 가는데 그런데 그런 것은 주민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우상숭배를 위해서 그 쪽으로 투자를 하는 것 같습니다.

한편 북한에는 양강도 백두산 인근 삼지연군에 삼지연 스키장과 베개봉 스키장, 그리고 북포태산 스키장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