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이 시작된 지 올해로 20년을 맞았지만, 북한과 경제협력을 해서 성공한 남한 기업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때 북한과 사업을 많이 했던 일본의 조총련계 기업들도 하나둘씩 망하면서 지금은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북한과의 경협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엇인지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태산씨: 북한은 남북경협을 정치적 이용물로 이용하고 남측은 순수한 경제협력, 민족적 도움. 민족적으로 도와주자. 이것으로 들어가는데, 북한은 정치체제 유지를 위해서 많이 써먹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경협은 더 큰 난관이 이뤄질 것입니다.
전 체코 조선합영회사 사장 출신 김태산씨가 남북경협이 성공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 대목입니다.
남한의 일방적인 요구에 의해서 시작된 남북경협이 그 출발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면서 북한이 정치적 수단과 김정일의 통치자금 수단으로 남북 경협을 이용했다는 게 김태산 씨의 설명입니다.
북한이 남북 경협을 조정하는 기관을 내각 소속의 경제부서가 아닌 통일전선부 산하 대남부서로 지정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경제논리로 보면 애초부터 사업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구조인 셈입니다.
또 한 가지 남북경협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로 기본적으로 투자자가 가져야 할 경영권을 갖지 못한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물론 북한의 합영법을 보면 투자자측의 경영권·인사권·소유권을 보장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경협을 해본 기업들의 말을 들어보면 현실은 다릅니다.
이는 북한이 공동경영자의 의사를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북한이 허용하는 투자사업에는 북측이 경영하는 합작기업과 투자가 공동으로 경영하는 합영기업, 그리고 외국이 단독으로 투자하고 경영하는 외국기업의 세 가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합영으로 시작해도 결국에는 합작과 다름없는 구조로 변한다는 게 이들 기업인의 지적입니다.
북한이 애초 합영과 합작을 하려고 하는 기본목적이 다른 나라의 기술과 자본만 이용할 뿐, 상대방 투자 회사가 원하는 기업의 이윤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업계가 또 지적하는 고충은 정치적 변수에 남북 경협사업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경제사업에 대한 남북한간의 정치안보적 변수, 접촉창구의 제한, 상대방의 양보를 약점으로 보는 북측의 태도 등,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외경제연구원 홍익표 박사의 설명입니다.
홍익표: 우선 금강산 문제에서 드러났듯이 남북관계 정치적 상황에서 따라서 또 2, 3년전에는 북핵문제가 있지 않았습니까? 북한이 핵실험하고 났을 때 충격. 이런 것들이 남북간의 정치관계라든지 또는 북미관계 어떤 정치적 상황들이 직접적으로 남북관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구도는 여전히 아직까지 남아 있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요소이고요.
이와 함께 경제사업의 진행에 있어서 잦은 경제외적 보상의 요구 등도 남북경협자들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남북경협자들 사이에서 대북사업은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라는 말도 나돌고 있습니다.
2004년부터 2년간 개성공단 건설에 참여했던 한 기술 책임자의 말입니다.
기술 책임자: 북한에서 일할 때 가장 어려웠던 문제가 실제로 투입되는 공사비 이외에 부가적으로 들어가는 돈이 실제로 공사비의 1.3배 정도 그런 돈들이 참사라는 직급에 해 ·당하는 간부한테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돈이 상당히 있었습니다. 실례로 전자사전이나 MP3, 각종 문구자재 이런 것들이 추가적으로 그들이 요구하기 때문에 안 사줄 수 없었고, 만약에 안 사주었을 경우에, 직접으로 일하는 데에 있어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직접적으로 투입됐는데, 실제로는 공사비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 밖에도 미국의 대북경제제재의 지속으로 인한 국제시장으로의 접근이 어렵다는 점도 남북경협을 추진하는 데 있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에 수출의존도 높은 대기업들이 북한 진출을 꺼리는 큰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