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개성공단 현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남북이 어제 개성에서 당국 간 회담을 열었지만, 이번에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회담이 종결됐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들어 첫 남북 당국 간 공식회담인 이번 개성공단관련 회담은 시작부터 순탄치 못했습니다.
회담 의제를 놓고 남북이 또 다시 대립 각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예상대로 남측은 개성공단의 3통 문제와 근로자 숙소 건설을, 북측은 노임 인상을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회담에서 남측은 기존의 시간대별 통행제를 일일단위 통행제로 변경해 통행을 보다 자유롭게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측은 개성공단의 통행 문제는 군사실무회담에서 협의하면 된다고 주장하면서 노임 인상과 숙소건설 문제를 협의하자고 거꾸로 제의했습니다.
남북은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숙소 건설 문제도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합의사항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별 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이번 남북 실무회담을 놓고 전문가들은 예상됐던 바라면서 의제 결정도 못한 상황에서 회담을 열었다는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남북경협시민연대 김규철 대표의 말입니다.
김규철: 북측 입장에서 최대 관심사항이 외화벌이 차원에서 임금 인상과 임금 상한선 5% 폐지였는데, 남측에서는 인금 인상과 관련하여 의제마저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는 이미 예상됐던 상황입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 차이가 분명한 만큼 회담 시작 전부터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지난달 해외공단 시찰 남북 공동 평가회의 이후 북측이 노임 인상 문제만을 고집한 탓에 남측 당국 역시 이번 회담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남북 실무회담의 수석대표인 김영탁 통일부 상근회담 대표의 말입니다.
김영탁: 북쪽에서는 자기들이 볼 때는 임금을 해야 되겠다. 임금이 얼마나 중요한데 자기들은 임금도 같이 다음에 만나서 의제로 하자. 이런 것이지요.
이로써 남과 북은 앞으로 있을 금강산과 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과 군사실무회담에도 큰 부담을 안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이번 회담의 결과를 본 뒤 군사실무회담의 개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 남측 군 당국이 향후 어떤 결정을 내릴 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이 3통 문제를 논의하자며 제안한 남북 군사실무회담은 최근 북측의 서해 포사격 등 군 당국 간 악화된 분위기 때문에 다소 시기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