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박성우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박성우 기자, 안녕하세요.
박성우: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먼저, 조문단이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 여러 대의 차량에 나눠서 타던데요. 누가 누구랑 함께 탄 거지요?
박성우:
네, 김기남 비서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함께 차를 탔습니다.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홍양호 통일부 차관과 동승했고, 원동연 아태평화위원회 실장은 통일부의 김남식 교류협력국장과 동승했습니다. 북측에서 온 나머지 세 명은 승합차에 탑승했습니다. 북측 조문단이 김포공항에 도착한 건 3시경입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 측에서는 홍양호 차관이 가장 고위급이었군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홍 차관이 한국 정부를 대표해서 공항에서 북측 조문단을 영접했고, 이날 하루 종일 북측 조문단 일행과 함께 움직였습니다. 김남식 국장도 북측 조문단과 일정을 함께 했습니다. 이들의 상대방은 김양건과 원동연이었고, 차량 안에서 이동할 때 대화를 나눌 시간이 많았습니다.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공개되진 않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고위급 당국자 간 접촉이 이뤄진 셈입니다.
진행자:
김기남 비서가 남측과의 대화 의지를 밝혔다면서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김 비서는 국회에서 조문을 한 다음에 국회의장실에서 잠시 환담을 나눴는데요. 여기서 김 비서가 한 말입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김기남:
내일까지 우리가 여기 있게 되는데, 그 사이에 서로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진행자:
‘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는데요. 이 발언은 어떤 맥락에서 나왔습니까?
박성우:
네, 한국의 김형오 국회의장이 “이번 조문단의 방문은 남북화해와 협력의 좋은 징조로 생각한다”면서 “구체적인 이야기는 정부 당국자 간에 하도록 하자”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에 화답하면서 김기남 비서가 “22일까지 서울에 있으니 그 사이에 서로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하면 좋겠다”라고 말한 거지요.
게다가 북측은 조문단이 머무는 숙소와 평양을 잇는 직통전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건 평양에 있는 북측 지도부와 상의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둔 상태로 조문단이 서울로 출발했다는 걸 의미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박성우:
네, 한국 정부도 북측과 대화를 위한 준비는 다 끝내 둔 상태였습니다. 회의 장소도 조문단이 머무는 호텔에 미리 마련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날 오후까지만 하더라도 “현재로선 만날 계획이 없다”는 게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었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측 사절단과 이명박 대통령이 접견할 가능성과 관련해서 “북측 조문단의 요청이 없었다”면서 “현재로선 만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혹시 만나게 되더라도 투명하고 당당하게 만나지, 뒤에서 비밀 회동하는 일은 있을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박 기자, 조문단은 공항에서 국회에 마련된 빈소로 향했지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조문단은 오후 3시53분에 국회에 도착했고, 평양에서 가져온 조화를 헌화하고 묵념하는 순으로 조문을 마쳤습니다.
김기남 비서는 방명록에 ‘정의와 량심을 지켜 민족 앞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특사조의방문단 김기남’이라고 썼습니다.
이어서 조문단은 국회 의장실에서 잠시 환담을 한 다음에 ‘김대중 평화센터’를 찾아서 부인인 이희호 여사와 면담을 가졌습니다. 여기서 김기남 비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민족을 위해 많은 일을 하셨다”면서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서명한 조전의 원본을 낭독하고 이걸 이 여사에게 전달했습니다.
김 비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여러 나라에서 조문단이 오겠지만 남보다 먼저 가서 직접 애도의 뜻을 표해야 한다. 사절단의 급도 높이라”면서 “여사님께서 건강하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박 기자, 마지막으로 하나 더 여쭤보겠습니다. 북측 조문단의 한국 방문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박성우:
먼저, 작년 2월말에 한국의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로 북한의 당국자가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상대로 대화를 시도하는 국면에서 이번 조문단의 방한이 이뤄졌다는 점도 특기할 사항입니다.
북한은 지난 13일 개성공단에 억류돼 있던 한국인 근로자를 석방한 데 이어서, 20일에는 남북 육로통행 제한을 핵심으로 하는 이른바 ‘12․1조치’를 전면 철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같은 유화적인 흐름 속에서 이번 조문단의 방문이 이뤄졌기 때문에,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북측 조문단은 22일 오후 2시 귀환할 예정이다.
진행자:
박성우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성우: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