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미북관계에 진전이 있을 경우,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북한의 '12.1 조치'로 남북 간 육로통행이 크게 제한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2008년 남북관계는 보수 색채인 이명박 정부가 새롭게 집권하면서 북한 당국의 거부 반응으로 경색 국면의 연속이었습니다.
새해 남북관계도 역시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의 원칙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당장은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31일 외교통상부, 통일부, 국방부 등 3개 부처의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대북문제를 풀어갈 것이며, 1~2년의 남북관계를 보고 근시안적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밝혀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북핵협상이 활기를 띠고 미북관계에 진전이 있거나 한미간 대북정책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유화적 대북정책이 나온다면 남북관계에도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숩니다.
김용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북한의 대남정책이 맞들고 있지만, 그러나 외부적인 환경의 변화, 특히 북미관계의 개선, 북핵문제 진전 속도가 빨라진다면 남북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그 과정에서 점진적인 남북관계의 변화가 예상됩니다.
몇몇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악화시킬 경우 오바마 정부와 관계를 설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남북관계 정상화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습니다.
김영호 성신여대 교숩니다.
김영호: 북한은 미국하고 관계개선을 해야 하니까 그렇다면 미국이 남북관계 개선을 해야 한다는 조건을 북한에게 내세울 것이기 때문에 새해 들어서는 남북관계도 어느 정도 풀린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물론 1월20일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고 한미정상 회담을 통해 한미 간 대북정책 조율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남북관계는 지금과 같은 경색 국면이 적어도 3~4개월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민간단체들의 삐라 살포가 계속 이어질 경우, 북한이 개성공단에 대한 추가적인 강경조치를 취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숩니다.
고유환: 개성공단의 전면 차단까지 갈 가능성은 없지만, 2단계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더 상황이 악화하지 않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정부가 관련 단체대표들을 만나서 의견을 청취하고..
또 성과 없이 끝난 12월 북핵 6자회담도 남북관계의 커다란 변수로 작용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는 시료 채취를 비롯한 검증의정서 채택에 대해 계속 거부 반응을 나타내고 있는 북한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미북관계는 물론 남북관계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북한으로서도 그동안 미국과 하는 핵협상에서 나름의 진전이 있었던 만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박삽니다.
김태우: 지금 6자회담 이번 수석대표 회의가 결렬됐다고 해서 핵대화가 깨진 게 아니지 않습니까. 대화 틀을 유지하면서도 추가적인 진전을 만들지 않는다는 큰 틀에서 보면 북한의 전략에 맞는 그림입니다. 미국하고 급한 불을 끈 상태이기 때문에 남한에 대해선 다급해야 할 이유가 많지 않고요.
반면 북한이 미북관계 진전이 여의치 않을 경우, 경제난 회복을 위해서라도 남북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이 있다는 연구 보고도 나왔습니다.
한국의 외교안보연구원은 지난 29일 2009년 국제정세전망 보고서에서 "6자회담의 진전과 미북관계 개선이 각종 장애물에 부딪혀 정체되면 남북대화에서 피난처를 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