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여전히 걸림돌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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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신년 공동사설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혀 올해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실제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기에는 여전히 많은 걸림돌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박선원 객원연구원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올해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북한의 의지 표명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물론 미북관계의 개선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지만 미국과의 협상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한다는 게 박선원 박사의 설명입니다.

박선원: 북한의 중점은 여전히 미북관계입니다. 하지만 미북관계는 일정한 궤도에 올랐다고 보고 있습니다. 공동사설에서 미북관계에 관한 긴 언급이 없는 것은 현재 미북 간 물밑 접촉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대북협상을 주도했던 박 연구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이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에 갈 수 있다는 입장을 내보였다면서 조건만 맞으면 올해 안에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남북한이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는 북한이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한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직설적으로 밝혔지만, 이명박 정부가 앞서 두 차례 열렸던 남북정상 간의 합의사항을 무시할 경우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Sigal: How's the North going to sit down and have summit with Lee Myung-Bak if he continues to, you know, sort of distance himself from two prior agreements at the top?

시걸 박사는 차기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특히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서해 공동어로구역 설정 문제에 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시걸 박사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동시에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붕괴를 전제로 하는 통일 문제를 언급하며 상반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는 아직 북한과 협상할 준비가 충분치 않은 상태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아시아태평양센터의 피터 벡 연구원도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한국이 얼마나 대북 지원에 나설 마음이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Beck: I think all depends on how much assistance South Korea is prepared to provide.

벡 연구원은 한국의 이명박 정부가 대규모 대북 경제지원에 나서면 남북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명박 정부는 앞선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의 합의 사항을 재확인하기보다는 북한과 새로운 합의를 이루길 원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벡 연구원은 북한이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남한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고는 있지만, 북한이 여전히 의미 있는 협상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사설에 나타난 비교적 호의적인 북한 측의 태도는 단순한 전술적 움직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