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이 남북 군사실무회담을 2월 1일로 앞당겨 개최하자고 제안했지만 한국 측이 이를 거절했습니다. 북한은 인도주의 문제를 다루는 남북 당국 간 회담도 조속히 열자고 거듭 제안했습니다.
관련 소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문: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을 위한 실무회담은 2월 11일 개최하자고 한국 측이 이미 제안한 것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하지만 북한 측은 지난 29일 한국의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보낸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통해 2월 1일 실무회담을 앞당겨서 열자고 제의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일 1월 말에 실무회담을 열고 2월 초순에 고위급 군사회담을 열자고 한국 측에 제안했었는데요. 이런 제안을 받은 한국 측은 지난 26일 북한과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과 관련한 의제를 논의한다는 전제로 이를 수용하면서 실무회담을 2월 11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자고 역제의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31일 북한 측에 다시 한 번 답신을 보내 실무회담 날짜를 2월 11일 그대로 하자고 거듭 밝혔습니다.
문: 북한이 한국 측과의 군사회담을 서두르는 이유가 궁금한데요?
답: 정확한 의도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AFP 통신은 그 이유와 관련해 북한 측이 2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에 앞서 남북한 군사 고위급회담을 열려고 하고 또 어떤 성과를 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정을 내놓았습니다. 또 북한이 이렇게 공세적으로 회담을 제의하는 배경은 대화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군사적으로 긴장완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외부 세계에 심으면서 미국과 중국의 남북대화 촉구에 부응하는 모습도 보이고 또 지난해 연평도와 천안함 사건으로 수세에 몰린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입니다.
문: 한국 측은 북한과는 달리 오히려 남북대화의 속도를 조절하려는 느낌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의 거듭되는 대화공세에 대한 일종의 ‘김빼기 작전’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북한 측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에 앞서 뭔가 생색 내기용 성과를 위해 대화를 조기에 개최하자고 제안했다면 이런 의도에 말리지 않겠다는 태도라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남북 군사회담의 의제, 가장 중요한 것이 천안함과 연평도 등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논의가 되겠는데요, 이 문제를 다룰 때 긴 호흡을 가지고 차근차근 해결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면서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문: 북한이 남북군사회담 외에 다른 남북 당국 간 회담도 조속히 개최하자고 재차 촉구했다는 소식도 나왔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31일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측이 조속한 남북대화 개최를 촉구하는 전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측은 전통문에서 “고위급 군사회담 제의로 대화의 장애물이 모두 제거된 만큼 이제는 남과 북의 당국이 마주앉아 진지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대화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들과 남북 양측의 관심사를 진지하게 협의하고 해결해 나가자고 요구했습니다.
문: 이에 대한 한국 정부 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통일부는 북한 측의 이번 제안도 연초부터 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담화나 아태평화위원회 측의 통지문 등을 통해 남북 적십자회담과 개성공단 회담 개최 등을 제의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북한 측이 주장해왔던 내용과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이번 북한 측의 통지문에 대해 “특별히 대응할 계획이 없다”고 통일부 측은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한국 언론에 “현재 고위급 군사회담을 위한 실무회담 관련 협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오히려 북한 측은 한국 측이 제안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확인하는 남북 당국 간 회담 개최에 호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한국 정부는 남북대화를 피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는 남북대화가 북한 측에 진정성을 내보일 기회를 제공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청와대의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은 최근 한 행사에 참석해 이 같은 인식을 밝히면서 남북관계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에 대한 사과와 더불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도 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천 수석은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고 계속 버티거나 천안함, 연평도 사건을 어물쩍 넘기려고 한다면 더 불편한 세상에서 살 수 밖에 없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한국 측과 정말 진지한 논의를 한다면 지난해에 있었던 도발 행위에 대해 사과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으며 북한이 대화하겠다고 하면 한국 정부는 피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의 진정성을 시험할 기회는 얼마든지 북한 측에 줄 것이라고 천 수석은 말했습니다.
MC: 네, 지금까지 북한이 조속한 남북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는 소식과 관련해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