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이어 한미일 공조를 통한 대북 강경책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북한과의 대화 노력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국 외교통상부의 고위 당국자가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무부의 스타인버그 부장관을 위시한 고위급 당국자들은 “지금은 북핵 6자회담을 소집하는 게 시기적으로 생산적이지 않다”고 말합니다. 중국이 요구하는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협의를 사실상 거부한 겁니다.
미국의 이 같은 입장에 한국의 당국자들도 동의합니다. 천안함 사태에 이어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하고 연평도에서 무력 도발을 한 상황이어서 현재는 대화보다는 단호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화 자체를 포기하는 건 아니다”라고 한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말합니다. “단지 시의성 측면에서 지금은 적절하다고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외교통상부의 김영선 대변인도 다음주 있을 스타인버그 부장관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관련국간의 대화가 중요하다는 원칙적 입장을 9일 내놨습니다.
김영선:
북한의 도발을 방지하고 이 지역의 정세를 완화하기 위한 그런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서 관련국간에 긴밀한 협의가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미국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묵인하는 중국에 국제사회의 부정적 시각을 전달하는 한편 동북아 안정을 위해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익명을 요구한 전직 고위 관료는 전망합니다.
특히 미중 간에는 중국 화폐인 위안화의 환율 문제로 인한 대립이 지속되는 데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도발을 놓고도 외교 군사적으로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스타인버그 부장관의 방문은 양측이 관계 개선의 시발점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전직 관료는 또 미국은 북한을 상대로 대화와 압박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정책을 폐기하지 않은 걸로 안다면서, 현재로서는 냉각기가 필요하겠지만 북측과의 대화 모색이 기존 정책의 틀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냉각기가 지나면 6자회담을 재개하자는 중국의 요구에 미국이 호응할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14일 중국 북경으로 출발하는 스타인버그 부장관 일행은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과 캠벨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그리고 성 김 북핵 특사 겸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 등을 포함합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과 베이더 보좌관은 17일 워싱턴으로 복귀하며, 16일 캠벨 차관보는 일본을, 김 특사는 한국을 방문해 중국과의 협의 결과를 전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