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아이스하키 “우리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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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운동 경기에서 남북대결은 늘 치열합니다. 지난 6일 끝난 여자 아이스하키, 즉 빙상 호케이에서도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를 펼쳤는데요. 경기장을 찾은 남한 관중들은 모두가 승자라며 양 팀 모두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6일 밤 남한의 강릉에서는 남북 아이스하키, 빙상 호케이가 열렸습니다.

이날 경기를 보기 위해 수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관중석 한쪽에서는 500여 명으로 구성된 남북공동응원단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양 팀을 응원했습니다.

(현장음) "코리아, 잘했다~"

경기 중에는 양측 선수들이 몸싸움하며 치열하게 싸우면서도 넘어진 선수가 있으면 서로 일으켜 주는 등 훈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날 경기는 남한이 북한을 3대 0으로 이겼습니다. 남한 선수들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환호했지만 북한 선수들은 패배의 아픔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박예은 남한 선수: 오늘은 우리 팀이 더 우세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경기 도중에 서로 콜하고 알아들을 수 있어서 그런 게 신기해요.

승리가 결정되는 순간 응원단을 비롯해 옆에 있던 남측 관중들은 손뼉을 치며 양 팀 선수들을 모두 격려했습니다.

응원에 대한 보답으로 북측 선수단도 손을 들어 관중들에게 인사했습니다. 남북한 경기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입니다.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다른 분야에서는 남북이 이질감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경기장 안에서는 서로 격려하고 유연하게 대하는 것을 볼 수 있죠. 그런 점에서 스포츠는 남북을 잇는 중요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를 마친 남북 선수들은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기념 촬영 때 남북 선수들은 유엔 스포츠 평화의 날을 기념한 엽서를 손에 쥐었습니다.

엽서에는 ‘피스 앤드 스포츠(PEACE AND SPORT)’, 즉 ‘평화와 체육’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박종아 남한 선수: 북한 선수들 옆에 섰는데 어깨동무를 못 했어요. 대부분의 선수가 울어서 쉽게 다가가지 못한 게 아쉬워요.

경계심으로 가득했던 북측 선수들도 남측 관중들의 성원 때문인지 미소를 띤 얼굴로 경기장을 빠져나갔습니다.

비록 남북이 정치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해 있지만, 경기장에서만큼은 민족애를 발휘하며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