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어제는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된 지 39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 합의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지만 여전히 실천 이행이 되지 않고 있는데요.
7.4남북공동성명의 의미와 한계를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1972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대북 밀사로 중앙정보부장 이후락은 평양을 방문합니다.
'일이 잘못될 경우 자결하겠다'며 청산가리를 품고 북한에 들어갔다는 이후락의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 이후락의 평양 방문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사건이었습니다.
72년 당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말입니다.
이후락:
제가 박 대통령 각하의 뜻을 받들어 평양에 갔다 왔습니다. 갈라진 조국을 통일하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회담이 있었습니다.
이후락 부장은 김일성 수상과의 면담을 통해 역사적인 7.4남북공동성명을 이끌어 내고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이라는 3대 원칙을 발표합니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대결적인 통일노선을 거부하고 통일의 원칙을 도출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통일 논의를 자신의 권력기반 강화에 이용하려는 남북한 권력자들의 정치적 의도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한계도 있습니다.
40년이 흐른 지금도 7.4남북공동성명은 정치적 합의에 불과할 뿐, 전혀 실천 이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소장입니다.
김광인:
7.4남북공동성명은 분단 이후 남북 당국이 대화를 통해서 합의를 이룬 통일원칙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남북 당국자들이, 특히 북한이 일방적으로 해석하거나 중요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역사적 의미가 상당히 퇴색되고 말았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금까지도 7.4남북공동성명을 “수령이 제시한 조국통일의 3대 원칙”이라고 강조하면서 ‘자주’의 원칙을 내세워 한반도에서 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이런 논리는 통일의 성격을 규정한 원칙이 아니라, 통일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제시된 겁니다.
이런 이유로 7.4남북공동성명의 정신은 이미 용도 폐기된 지 오래됐습니다.
현재는 그 껍데기만 남아 회담 때마다 정치적 구호로 활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