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 정부가 인천시와 강원도가 신청한 중국에서의 남북 축구 경기를 불허한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단체는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천시와 강원도 산하 축구팀이 오는 24부터 27일까지 중국 해남도(하이난 섬)에서 열리는 친선 축구 대회에 참가합니다. 이번 대회에는 북한도 참가해 남북 대결이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 안보리 제재를 이유로 접촉 승인을 계속 유보하고 있습니다. 안보리 제재가 논의 중인 상황에서 남북 간의 접촉은 적절치 않다는 겁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 일단 정부로서는 지금 현재의 정서 또는 분위기에 맞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렸고요. 그런 차원에서 일정을 조정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한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남북 경기는 물론, 대회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보수단체의 한 관계자는 22일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에 대한 태도 변화를 위한 필요한 조처”라며 정부의 이번 방침을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인천시 한 관계자는 “국가 간 체육행사를 하겠다고 이미 약속을 다 했는데, 갑자기 일정을 취소할 수는 없다며” “유소년이 벌이는 행사인 만큼 통일부가 순수한 체육 교류라는 측면에서 접촉을 승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는 이번 체육 행사가 연초에 언론에 크게 보도되자 2월 대통령 취임식 이후로 미룰 것을 요청한 데 이어 행사를 불과 1주일 앞둔 17일 공식 공문을 해당 단체에 보냈습니다.
인천시와 강원도 측은 통일부의 이번 방침에 대해서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미 선수들이 현지에 가 있는 데다 중국과 타이 등 다른 국가들도 참가하는 상황에서 일정 조정이 어렵다는 겁니다.
이번 축구 행사는 중국 해남성 축구협회와 한국의 남북체육교류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인천유나이티드 프로축구단 유소년팀인 광성중학교와 강원도립대 여자 축구팀이 참가하며, 북한에서는 4.25체육단의 남녀 축구팀이 참가하게 됩니다.
한편, 인천시는 이번 축구대회를 통해 올해 열리는 인천 실내·무도 아시아경기대회와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북한측의 참가를 공식 요청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