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뜻밖의 폭설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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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에 예상치 못한 폭설이 내려 협동농장들이 큰 손실을 입고 있습니다. 눈이 많이 내린 북부 고산지대에서는 주민들 모두가 눈 치우기(제설) 작업에 동원됐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9일부터 강풍과 함께 북한 북부지방에 쏟아진 눈은 현재 30cm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이 올해 ‘낟알 털기’가 예년에 비해 한 달 이상 앞당겨진 11월 18일까지 100% 끝났다고 주장했지만 아직 ‘낟알 털기’가 한창이던 협동농장들은 그야말로 “마른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진 것” 만큼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올가을부터 여태껏 비나 눈이 오지 않아 땅이 메말랐는데 19일부터 갑자기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며 “폭설과 함께 강추위가 들이닥쳐 한창이던 ‘낟알 털기’에서 큰 손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함경북도 내 협동농장들은 11월 25일까지 전반적인 ‘낟알 털기’를 70% 끝냈지만 이는 순수 당국에 바칠 ‘국가식량수매’ 몫일 뿐 이라며 나머지 농민들에게 현물분배로 공급할 30%의 ‘낟알 털기’는 아직 시작도 못한 형편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이 ‘국가식량수매’로 거두어 갈 ‘낱알 털기’만 다그치는 바람에 농민들에게 차례질 현물분배용 식량은 이삭채로 밖에 쌓아둔 채 이번 폭설을 다 맞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도 “도 소재지인 혜산시 주변 농장들은 감자를 모두 실어냈지만 수송거리가 먼 풍서군과 풍산군 같은 곳은 아직 감자를 밖에 쌓아둔 채 흙을 덮어 놓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폭설과 강풍으로 풍산시의 새벽 기온은 령하 22도까지 기록했다며 그쯤한 정도이면 밖에 쌓아 흙을 덮어 놓은 감자들은 다 얼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협동농장들마다 감자처리부터 하느라 강냉이와 메주콩은 아직 탈곡을 못했다며 이번 폭설로 인해 협동농장들이 큰 손실을 보게 됐다고 한탄했습니다.

한편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19일부터 갑자기 내린 큰 눈으로 철도와 교통이 완전히 마비되었었다”며 “기관기업소와 모든 주민들이 총동원돼 눈치기 작업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도 때도 없이 눈이 계속 내리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앞으로 ‘낟알 털기’를 위해 쌓아 놓은 곡식들은 모두 농민들에게 현물분배를 주어야 할 몫이라며 그런데 이렇게 눈이 내려 농민들이 제대로 현물분배를 받을 수 있겠는지 모르겠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곡식 단들이 얼어붙어 제대로 수확할 수 없게 된 것은 물론 눈이 내려 먹을 것을 찾기 힘들어 진 쥐떼들이 탈곡장에 몰리고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농민들이 입는 피해는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