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군인들과 돌격대원들 속에서 크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이 잡이 비누'의 사용을 전면 금지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잡이 비누'에 들어있는 중국산 살충제가 인체에 치명적인 것이어서 이를 사용한 어린이들이 사망에 이르는 사고가 있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집단생활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는 이(louse)와 빈대(bedbug)에 의한 피해라고 합니다. 돌아누울 틈조차 없이 비좁은 잠자리로 하여 이와 빈대의 번식을 막을 길이 없는데 해마다 북한에 돌고 있는 발진티푸스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북한의 장마당들에 새로 등장한 ‘이 잡이 비누’는 이를 박멸하는 효과가 뚜렷해 집단생활을 하는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은 물론 탁아소와 유치원 어린이들의 옷을 세탁하는데도 사용되며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최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무산군을 비롯해 전국의 모든 위생방역소들에서 인민반회의를 열고 ‘이 잡이 비누’를 일체 사용하지 말데 대한 내각 보건성의 긴급 지시문을 주민들에게 하달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잡이 비누’는 강력한 중국산 살충제를 넣어 만든 것으로 인체에 치명적이라는 게 보건성의 지시내용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인민반회의를 통해서 ‘이 잡이 비누’의 실체를 알게 된 주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15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이 잡이 비누’는 군인들이나 돌격대를 비롯한 집단생활을 하는 사람들 말고도 일반 가정들에서도 많이 사용했다”며 “값도 우리(북한) 돈 3천원으로 비싸지 않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이러한 ‘이 잡이 비누’가 갑자기 문제로 떠오른 것은 올해 초 집단생활을 하는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속에서 원인모를 피부질환이 유행하고 5월초 전국적으로 나타난 7세미만 어린이 집단결핵 발병에서 비롯됐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피부질환이 심한 환자들은 신토미찐이나 마이신으로도 치료가 잘 되지 않는데다 7세 미만의 어린이들속에 피부질환과 함께 확산된 고열증상은 전염성 결핵으로 이어지면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했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이에 북한 보건당국은 긴급조사에 들어갔고 원인모를 피부병과 어지럼증 등 이상증상, 특히 어린이들속에서 피부질환이 확산되며 면역력을 약화돼 전염성 결핵으로까지 이르게 한 원인을 ‘이 잡이 비누’로 지목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때늦게 파악한 인민보안부도 장마당에서 ‘이 잡이 비누’를 모두 회수하고 있다”며 “장사꾼들을 구속하고 이 비누를 만든 자들과 유통시킨 자들을 집중적으로 추적하는 중”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소식통들은 “인민보안부가 ‘이 잡이 비누’를 팔던 장사꾼들을 단속해 중국인민폐로 3천위안이라는 고액의 벌금을 부과했다”며 “이에 당황한 장사꾼들은 자신들도 똑같은 피해자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