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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난으로 북한의 사회보장제도가 붕괴되면서 노년층의 삶이 한층 더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노인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는데요,
최민석 기자가 전합니다.
한 때 ‘혁명의 선배’로 뭇사람의 존경을 받던 북한 노인층들이 어려운 삶을 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 연락이 닿은 한 평양 주민은 “평양에서도 노인들에 대한 배급이 잘 이뤄지지 않아 하루에 한 두 끼만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역전과 공원을 돌며 구걸해 먹던 노인들이 봄철에 들어서면서 하나 둘 모습을 감추고 있다”고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들은 한 때 훈장도 많이 받고 공로자로 떠받들리던 사람들인데, 직장을 그만 둔 다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소외계층으로 전락됐다”면서 연로보장제도 붕괴로 겪는 북한 노인들의 삶을 전했습니다.
게다가 자식들도 부모를 외면하면서 북한 노인들은 심각한 인권의 사각지대에 처해있다고 복수의 탈북자들은 전했습니다.
북한은 사회주의 노동법 제8장 74조에 “남자 만 60살, 녀자 만 55살에 이른 근로자들에게 일정한 근속로동년한을 가진 경우에 년로년금을 준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최근 열악한 식량사정으로 노인들을 배급에서 제외시킨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또 지난날 간부를 하다 퇴직한 노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평양에서 간부 출신 노인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장소는 평양산원 앞 공원.
이곳엔 과거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에서 근무했던 장령(장성) 출신 노인도 있고, 내각에서 높은 간부를 했던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나라에서 받는 연금은 한 달에 북한 돈 2천 원 수준. 이 돈으로 장마당에서 쌀 1kg밖에 사지 못합니다.
게다가 하루에 600g씩 공급되게 돼있는 쌀도 제대로 주지 않아 배고픔을 겪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그래서 노인들은 공원에 모이기만 하면 옛날에 잘 먹고 잘 살던 생각을 떠올리며 불만을 터놓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어떤 노인들은 “요즘 젊은이들이 혁명선배도 몰라본다”느니, “옛날보다 인민생활이 더 어려워졌다”느니 하면서 최근 김정은의 등장에 대해서도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때 이런 불만이 새로 등장하는 김정은에 대한 불만으로 비춰져 보위부에서는 노인들이 모이지 못하게 공원 입장료를 받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한 간부 출신의 노당원도 목욕탕에서 “일본 왜정 때도 이렇게 굶어죽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가 보위부에 끌려가 ‘정신이상자’라는 판정을 받고서야 간신히 풀려났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나온 복수의 탈북자들도 “고난의 행군 때 강선제강소에서 노력영웅이 굶어죽었다” 말해 북한의 사회보장제도는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하강선을 긋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최근 북한이 노당원들에게 ‘명예당원’의 칭호를 주어 기본대열에서 배제시킨 것도 그들이 사회에 대한 기여도가 떨어지고, 체제 불만세력으로 되는데 대한 우려의 표시로 된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