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소프트웨어 개발 세계적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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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 위성방송을 통해 북한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운영체계가 보도되면서 북한 정보통신의 수준이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 정보통신의 수준과 현황을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정보통신 산업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대략 90년대 중반부터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북한은 하드웨어(HW) 분야 보다는 주로 소프트웨어(SW) 개발에 주력했습니다. 우선 돈이 하드웨어 보다 적게 들고 단기간 내 발전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북한의 소프트웨어는 2000년 이후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됩니다.

얼마 전 북한은 컴퓨터 운영체계 ‘붉은별’을 자체 개발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김책공업대학 출신의 컴퓨터공학 박사로 공산대학 교수를 지낸 탈북자 김흥광 씨의 말입니다.

김흥광: (북한 당국이) 앞으로 인터넷 국제 개방을 실현하기 위해선 밖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차단하고 내부의 중요한 기밀이 밖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운영체계 MS 윈도우에서는 이게 어렵다는 거죠.

북한은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오락게임, 언어인식, 만화영화 등의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락게임인 바둑 프로그램은 뛰어난 연산능력으로 국제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소장입니다.

김광인: 북한의 바둑 프로그램인 ‘은별’은 제가 직접 써 보기도 했는데요. 수준은 우리의 9급 정도였습니다. 10여 년 전에 일본에서 세계컴퓨터바둑대회가 열렸는데, 거기서 ‘은별’이 2년 연속 우승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이 밖에도 컴퓨터로 조선말을 쓸 수 있는 것을 비롯해 외국어 번역 프로그램도 개발했습니다.

한국의 프로그램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컴퓨터 정보를 빼내고 교란케 하는 해킹 능력은 미국 중앙정보국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어 미국과 한국의 군사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기관은 조선컴퓨터센터와 평양정보센터입니다.

현재 북한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핵물리학 전문가만큼이나 대우가 좋아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관련 인력만 3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평양학생소년궁전과 만경대학생소년궁전 등에 컴퓨터 수재반을 운영할 정도로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