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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부대를 탈영한 군인들이 떼를 지어 강도로 돌변하고 있어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급해 맞은 북한 당국이 신원불명의 군인들을 보는 즉시 신고해 달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나섰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 사법당국이 탈영군인들의 떼강도 사건으로 인해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해안구역 풍동리 협동농장에 탈영군인 7명이 들이닥친 것은 지난 3월 하순이었습니다. 군관 1명과 일반 병사복장을 한 이들은 협동농장에 나타나 야전통신소를 설치해야 한다며 농장의 방조를 요청했습니다. 농장에서는 초급당비서와 관리위원장이 직접 나서 비어있는 집 한 채를 빌려주고 건물보수를 위해 농장원들까지 동원시켰습니다.
협동농장의 도움을 받아 울타리 옆에 보초소를 만들고 지붕위에 통신시설을 가장한 안테나까지 세운 군인들은 주변에 마을 주민들이 얼씬도 못하도록 통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대원들의 부식물을 협동농장에서 부담하도록 농장 간부들을 협박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총도 없이 보초를 선다든지, 농장 간부들까지 출입을 통제하는 것을 이상히 여긴 담당보위지도원의 신고로 결국 꼬리가 잡혔고 조사결과 모두 탈영군인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은 농장에서 멀리 떨어진 해안구역 일대를 돌며 빈 집을 털거나 수산사업소 창고를 털어 디젤유를 훔쳐내는 대담한 범행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들어 함흥시 뿐만 아니라 북한의 주요 도시들이 일명 ‘꽃제비 부대’로 불리는 탈영군인들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무기를 소지하지 않은 경무관(헌병)들이 공민증(주민등록증)을 요구하거나 짐 수색을 하려 하면 절대로 응하지 말고 곧바로 주변 보안서에 신고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인민반 회의까지 진행했다”고 합니다.
청진역에서는 지난 14일에도 부대를 탈영한 군인 4명이 역전주변에서 경무관을 사칭해 주민들의 짐을 빼앗다가 현장에서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지난기간 부대를 탈영한 군인들은 대부분 집으로 도주했는데 지금은 삼삼오오 무리를 짓고 다니며 도적질을 한다든지 도로를 가로막고 자동차에 탄 사람들의 짐을 빼앗는 것과 같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양강도 소식통은 ‘꽃제비 부대’라는 말은 사리원에서 처음 나왔다고 설명하고 “사리원 역전과 장마당 주변에서 강도와 강간을 일삼는 탈영병 무리가 생기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4월말 사리원시에서 이들 ‘꽃제비 부대’에 대한 소탕작전을 벌렸지만 모두 흩어져 도시를 빠져나가는 바람에 불과 두세 명 체포하는데 그쳤다는 것 입니다.
그는 이렇게 탈영한 군인들은 대부분 평양시 건설과 희천발전소를 비롯한 건설에 동원되었던 군인들이라면서 살인적인 노동과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탈영하는 군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탈영군인들이 늘어나고 이들에 의한 범죄가 급증하자 당황한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경고하는 한편 이들을 체포하는데 협조해 달라고 각종 회의 때마다 당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