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배고픔과 추위를 견디지 못해 부대를 탈영하는 북한인민군 병사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이 탈영병 단속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지방주둔 경무관(헌병)들과 보위사령부 검열대를 동원해 탈영병들에 대한 단속을 크게 강화하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청진역과 길주역, 김책역을 비롯해 함경북도 내 주요 역전마다 경무관들이 진을 치고 있다”며 “김책시와 청진시 장마당들에서는 보위사령부 검열관들이 군인들과 수상해 보이는 사람들을 모두 검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경무관들과 보위사령부가 집중단속에 나선 것은 1월 18일부터라며 최근 부대를 탈영하는 병사들이 부쩍 늘어나 이러한 단속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특히 보위사령부 검열대는 사복차림으로 장마당이나 공공장소들을 순찰하고 있어 탈영병들이 이들을 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함경북도 소식통도 “땔감이 보장되지 않아 군인들의 병실이란 게 바깥이나 다름없이 춥다”며 “거기다 먹을 것도 변변치 않아 차라리 부대를 탈영하는 병사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특별공급을 받는 국경경비대원들의 경우 입쌀과 통강냉이를 5:5의 비율로 먹지만 일반 병사들은 식량으로 입쌀 30%에 통강냉이 70%를 공급받는다며 그나마 입쌀은 군관(장교)들이 다 떼어먹고 병사들은 통강냉이만 먹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병사들 속에서 “지금 탈영하면 봄이 될 때까지 집에서 편히 쉴 수 있다”는 말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며 겨울에는 열차가 제대로 뛰지 못해 열차운행이 정상화 되는 봄까지 탈영병들을 데려오지 못한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소식통은 최근 단속과 관련해 “함흥에서 무장한 군인들이 탈영해 국경쪽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소식이 돌고있다”며 “며칠 전 갑자기 혜산역과 검산역, 위연역과 같이 혜산시에 있는 모든 역들이 봉쇄됐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무장한 탈영병들이 몇 명이고 왜 탈영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다만 장마당에서 그런 얘기들이 많이 돌고 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소식통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각 지방군 사령부들에 일정량의 석탄이 공급됐는데 올해는 전혀 땔감공급이 없다”며 “당장 훈련보다 땔감마련이 더 급하다보니 병사들은 하루 종일 산에 나무하러 다닌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가뜩이나 군량미 부족으로 배를 곯는 병사들이 땔감마저 변변치 않다보니 가혹한 부대생활을 견디지 못해 탈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