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모든 인간은 기본적인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뜻인데요. 북한에서는 전근대적인 계급제도가 존재하며 출신성분에 따라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잡니다.
미국의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 Committee for Human Rights in North Korea)가 6일 워싱턴DC의 미국기업연구소(AEI,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에서 북한의 사회계급체계를 분석한 보고서 '성분-북한의 사회계급'을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미국기업연구소의 로버트 콜린스(Robert Collins) 연구원은 북한 내에는 기본적으로 '출신성분'이라는 사회계급체계가 있어서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북한사회에는 핵심계층(Loyal)과 동요계층(Wavering), 그리고 적대계층(Hostile)이 존재하고 있으며, 평양에 살면서 특권을 누리는 일부 핵심계층이 전체인구의 72%를 차지하는 1천600여만명의 동요계층과 적대계층을 통제, 억압하고 있다는 겁니다.
콜린스 연구원: 성분은 억압의 수단입니다. 김일성 주석이 만든 이 출신성분은 북한주민들이 북한당국의 통제에 잘 길들여지도록 만드는 수단인 것입니다.
핵심계층은 주로 항일빨치산 가족을 비롯해 한국전쟁 참전용사 가족 등 특수층 주민들로 식량배급과 주거, 취업, 그리고 교육 등의 분야에서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유사시 북한체제를 반대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름 지어진 동요계층과 또한 북한체제에 의해 숙청되거나 타도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 후손을 가리키는 적대계층은 각종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심지어 적대계층 중 15만에서 20만명이 정치범수용소 등에 갇혀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학술연구단체인 피터슨 연구소(Peterson Institute)의 마커스 놀란드(Marcus Noland) 부소장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출신성분 때문에 고통받는 북한주민들의 삶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놀란드 부소장: 인간 개개인의 삶은 자기 자신이 선택해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부모님이나 가족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편 이날 보고서 발표회장에는 탈북자 에반 김군이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묘사한 책자 '세가지 이름(Three Names)'과 김 군이 직접 그린 작품 11점이 소개돼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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