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북한에서 김정일 선전화를 그린 탈북 화가 송벽씨가 미국에서 첫 전시회를 열고 북한 인권 유린의 실상을 그림으로써 전세계에 알리는 일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지난 12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을 방문한 송씨를 정보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정보라 기자의 보돕니다.
“예술은 사회를 변혁시킵니다. 존중함조차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북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희망을 통해 꿈을 줄 수 있도록 제 작품을 통해 미국인들이 북한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 이번 전시회 개최의 취지입니다.”
탈북 후 10년 만에 미국에서 첫 전시회를 연 화가 송벽씨. 그는 이번 전시회의 목적이 미국인들에게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자유를 모르고 살아가는 북한 주민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호소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송씨는 12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소재한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강연회를 열고 북한에서의 삶, 탈북을 결심한 이유, 한국에서 예술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 등을 발표했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에는 주체사상을 주제로 한 체제 선전화만을 그리다 탈북 후 한국에 와서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맘껏 작품화하면서 비로소 예술의 자유가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는 그는 강연회 내내 자유의 소중함을 거듭 강조하며 자유가 없는 북한의 예술가, 주민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송 벽]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데, 북한 주민들은 자유 자체를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송씨는 대표작 중 하나를 청중들에게 보여주면서 이 작품을 북한에서 그렸더라면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 모두 위험에 처하고 말았을텐데 한국에서였기 때문에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작품은 지하철 환기구 위에 서 있는 미국의 유명 배우 마릴린 먼로가 환기구에서 불어나오는 바람 때문에 원피스 치마 자락을 손으로 붙잡는 유명한 그림에 먼로의 얼굴 대신 김정일의 얼굴을 붙인 것입니다.
[송 벽]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북한 주민들은 자유 자체를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한국 자본주의 미술가들은 자기만의 독특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는 그런 게 하나도 없어요. 북한 화가들의 작품을 보면 하나같이 일맥상통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북한 못 사는 것 그리지 못합니다. 못 먹고 못 살아도 행복한 표정을 지어야 그것이 작품이 되고, 김일성과 김정일의 영도 하에서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그런 작품이 돼야 만이 화가로 인정받고 작가로서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지난 2월부터 미국의 조지아주와 버지니아주에서 두 차례 전시회를 연 송씨는 앞으로는 북한 주민처럼 인권을 유린당하는 전세계인을 위한 작품을 그릴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