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특별방송’에 잔뜩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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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발사성공 소식을 알리기 위해 '특별방송'까지 조직했다는데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시에만 있었던 '특별방송'이 또 있다는 소식에 한동안 주민들이 크게 놀랐었다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모든 기관, 조직단위로 “낮 12시부터 조선중앙텔레비죤을 통해 있게 될 ‘특별방송’을 시청하라”는 긴급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별방송’이라는 소식에 “혹시 김정은이 사망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일며 한때 북한 전역이 크게 술렁거렸다고 복수의 북한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12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오늘 오전 10시부터 각 공장기업소 초급당비서들의 긴급회의가 조직되었다”며 “회의에 참가하고 돌아온 초급당비서가 곧 텔레비전으로 ‘특별방송’이 있다는 것을 알렸다”고 전했습니다.

또 초급당비서들의 ‘긴급회의’와는 별도로 도당과 시당에서 12일 오전 12시부터 ‘특별방송’이 있다는 사실을 모든 공장기업소들과 근로단체조직들, 동사무소들에 전화로 긴급 통보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동안 ‘특별방송’은 김일성과 김정일이 사망했을 때에만 있었고 다른 중대 사안을 발표할 경우 ‘중대보도’라는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에 방송시간을 기다리는 주민들이 몹시 긴장돼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막상 ‘특별방송’ 내용이 ‘인공위성 발사소식’으로 나오자 잔뜩 긴장했던 주민들이 한꺼번에 불만을 쏟아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도 “점심시간에 (김정일 사망 1년) 조문행사가 조직돼 있었는데 갑자기 시당으로부터 ‘특별방송’을 시청하라는 연락이 왔다”며 “‘특별방송’이라는 소식에 한순간 모든 사람들이 얼어붙은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당으로부터 ‘특별방송’을 시청하라는 연락이 온 것이 오전 11시 30분경이었다며 12시부터 시작되는 텔레비전 방송을 기다리는 순간이 매우 긴장되고 길게 느껴졌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지금껏 ‘특별방송’이라는 이름으로 보도된 것은 김일성과 김정일 사망 소식이 전부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 ‘특별방송’ 소식을 듣고 김정은의 신상에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주변에 있는 친구들과 공장 노동자들도 “나라에 큰 변이 난 것 아니냐?”며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긴장감으로 하여 주민들은 ‘특별방송’을 통해 보도된 미사일 발사 성공소식에 기뻐하기는커녕 허탈해 하면서 적지 않은 반감을 드러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예전에도 위성발사가 성공했다고 여러 번 보도를 하면서도 ‘특별방송’ 형식으로 알린 적은 없었다”며 “처음도 아닌 위성발사 소식을 ‘특별방송’으로 전해 숱한 사람들을 놀라게 할 이유가 뭐냐”고 당국의 처사를 비난했습니다.

국방위원장 사망 시에만 있었던 것으로 하여 주민들은 혹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신상에 큰 일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