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학생들에게 농구와 배구 연수를 하려던 직업 선수 출신 미국인 체육지도자들이 올 여름 방북 계획을 취소한 것은 북한 당국의 과도한 요구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6월 북한을 방문해 중학생을 대상으로 농구 기술을 가르쳤던 미국 체육지도자들이 올해 다시 방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전직 직업 선수 출신 미국인 코치들의 봉사단체인 ‘국제 감독단’(Coaches International)을 설립해 사상 첫 미북 농구 교류를 성사시켰던 루크 엘리 씨는 지난 6월 평양에서 농구 교실을 다시 열려고 했지만 무산됐다고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루크 엘리 국제 감독단 대표 : 북한 당국이 체육관 사용료와 함께 친선 경기를 하려던 북한 선수들의 일당까지도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에서 농구선수 생활을 했던 엘리 씨는 지난해 6월 15명의 친교농구단과 함께 닷새 동안 평양에서 중학생 이상 농구선수를 대상으로 농구교실을 열어 농구 본고장의 기술을 전수했습니다.
최초의 미북 농구교류로 주목받았던 엘리 씨는 지난해 말 다시 북한을 방문해서 북한 당국 관계자와 농구뿐만 아니라 배구 교실을 여는 데도 합의했지만 올 들어 북한 당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하면서 방북 계획을 취소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농구단 방북에 앞서 지난 5월 배구 연수를 추진했지만 북한이 외국 대사관 직원이나 국제지원단체 요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국제사회를 향해 경고 수위를 높이면서 배구단 방북 계획도 취소됐습니다.
엘리 대표 : 여자 대학선수로 구성된 배구단 방북은 북한의 도발에 위축된 후원단체의 지원 포기와 민감한 시기의 방북에 대한 선수들 가족의 우려로 무산됐습니다.
엘리 대표는 친교농구단 소속 체육 지도자들이 수천 달러에서 만 달러에 이르는 방북 경비를 자비로 충당한다면서 이들의 순수한 뜻을 북한 당국자가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엘리 대표는 1970년대 미국과 중국이 탁구 교류로 외교 관계를 발전시켰듯 농구를 통한 미북교류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에서 다시 학생들과 농구를 통한 소통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