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봄철국제상품전람회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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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심화로 외부의 투자 유치가 절실한 북한이 5월 17일 평양에서 제13회 봄철국제상품전람회를 개막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0일까지 4일간 열릴 이 행사에 최대 참가국인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와 몽골 그리고 독일과 스위스, 이탈리아 등에서 270여개가 넘는 회사가 참가한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수치제어자동설비(CNC선반) 등 전기공구와 전자제품,정보기술, 식품과 의약 분야와 관련해 8만 5천가지 이상의 상품이 전시됩니다.

최근 경제 위기가 심화되면서 북한이 유럽 기업의 대북 투자를 촉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대규모 국제 전람회의 성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기술을 수출하고 해외의 선진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1998년 시작된 이 국제전람회가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독일의 민간연구단체 한스자이델 한국사무소 베른하르트 젤리거 대표는 북한의 정치, 경제 구조로 인해 유럽기업이 이윤을 내기가 힘들다면서 이 전람회에서 사업계약의 체결은 많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젤리거 대표: 기본적으로 아주 적은 숫자의 유럽기업이 평양국제전람회에 갑니다. 운송회사와 원광석 회사 몇 개를 제외하고는 이윤을 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작년 전람회에 갔을 때 평양의 중•상층 사람들이 외국 상품에 관심을 갖고 10유로, 20유로짜리 물건을 사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런 북한 소비자의 외부세계에 대한 관심은 긍정적 변화일 수 있습니다.

지난 달 북한을 방문한 독일의 언론인은 북한이 내년에 독일과 수교 10주년을 맞는다면서, 독일이 대북투자에 앞장서 다른 유럽국의 본보기가 되어줄 것을 요청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바 있습니다.

한편, 네덜란드의 투자 자문회사 GPI Consultancy는 평양봄철국제박람회에 참석하고 북한과 유럽의 사업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유럽의 기업 사찰단을 인솔하고 17일부터 북한을 방문 중입니다.

이 투자 자문회사 폴 치아(Paul Tjia) 대표는 방북에 앞서 올해 기업사찰단의 규모 등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자세한 사항을 밝히지 않고 평양에 있는 유럽경영인연합(European Business Association)과 협력해 상품전람회에 유럽관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치아대표는 사찰단에는 호기심에 북한을 돌아보기를 원하는 기업인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치아 대표: 저희 기업사찰단은 네덜란드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사업계약이 해마다 있긴 합니다만, 참가 기업들의 성격에 따라 다릅니다. 어떤 참가자들은 북한에 대한 실사(fact-finding)를 원하고, 어떤 기업은 진지하게 사업계약을 원합니다. 하지만, 어떤 참가자는 단지 북한을 돌아보고 싶어합니다.

이 사찰단은 19일부터 22일까지 평양부근의 농업,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애니메이션 만화 등 관련 기업을 방문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