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평양시간’ 적용 미숙한 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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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새로운 '평양시간'을 적용하겠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외부에서 이를 바라보는 북한 주민들은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는 시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7일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우리나라 표준시를 빼앗았다"며 기존에 사용하던 일본 동경(도꾜)시간보다 30분 늦춰 평양시간을 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한 간부 소식통은 "중앙에서 지난 8월초에 이 지시를 전국의 초급간부 이상 관리들에게 통보했다"면서 "8월15일부터 달라지는 평양시간에 맞게 실무대책을 빈틈없이 세우라는 지시를 각 기관에 하달했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북한의 평양시간 적용과 관련해 이 소식통은 "내부적으로 볼 때 출퇴근 시간을 변경시키고, 일과표를 바꾸는 외에는 문제가 전혀 없다고 중앙에서 판단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대표도 "북한이 국제 경제시스템에 편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시간을 변경시켜 적용하는 데는 혼란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평양시간 변경과 관련해 내부에서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외부에 나온 북한 사람들은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제3국에 머무르고 있는 한 북한 주민은 "평양시간을 정한 것은 최고지도자의 독단적 결심이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주체를 강조하던 나머지 국제적 질서를 무시하는 것은 미숙한 처사"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 김정은의 즉흥적인 지시와 결단으로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는 대외정책들이 빈발하고 있다"면서 "국제관례를 무시한 마이웨이, 즉 '나만의 길'을 고집하는 김정은의 지시 때문에 간부들은 비록 앞에서 말을 못하지만, 속을 썩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북중 국경지방의 한 소식통은 "아직 중국에 체류하는 북한 무역업자나 친척방문자들 속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로 평양시간이 공식화되었지만, 실제로 적용되는 15일 이후에 가서야 후유증을 엿볼 수 있다고 그는 내다봤습니다.

그는 "북한이 표준시간을 자기실정에 맞게 변경한 것은 내부적으로 명분과 논리에 맞을지는 몰라도 국제적으로는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못 박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