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국전 정전 57주년을 맞아 참전용사의 용기와 희생을 기리고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포고문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의회에서는 참전군인과 미국과 한국의 정부관계자와 의원이 참석한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미국 의회를 통과한 '한국전참전군인인정법'으로 정전일인 7월27일이 조기를 다는 국가기념일에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올해 7월27일, 백악관과 의사당을 비롯한 미국의 연방정부건물에 성조기는 조기가 아닌 정상 위치로 게양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26일 발표한 '2010 한국전쟁 참전용사 정전기념일' 포고문에서 성조기를 높게 달자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57주년을 맞아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참전용사의 노고와 희생을 위로하는 내용의 포고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포고문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참전군인의 용기와 희생을 기리고, 전쟁의 의미를 되새기며 한국과 미국의 굳건한 유대를 재확인하기 위해 '성조기를 높이 달자'(raised high)고 제안했습니다.
미국의회 관계자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포고문에 연방정부나 군사시설에 조기를 게양하라는 내용이 없다면서 연방정부의 건물의 성조기는 정상 높이로 게양됐다고 전했습니다.
이보다 하루 앞선 26일 미국과 한국의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 그리고 참전군인이 참석한 한국전 정전일 기념식이 미국 의회에서 열렸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정부와 의회가 사상 처음으로 공동 주최한 정전일 기념행사에는 미국 하원의원 5명과 주미한국대사, 한국국가보훈처 처장, 그리고 참전용사 등 5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친한파 하원의원의 모임인 코리아코커스의 공동의장인 공화당의 댄 버튼 의원은 북한의 천안함 격침으로 한반도의 안보 위기가 커졌지만 북한 지도부의 잘못된 행동을 좌시하지 않으리라고 강조했습니다.
댄 버튼
: 미국은 한국의 강력한 동맹국으로 한반도의 자유를 지킬 것입니다. 그리고 강력한 한미동맹도 계속 유지될 것입니다.
공화당의 글랜 톰슨 의원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군인의 아들이어서 자랑스럽다고 인사하며 한미유대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약속했고 공화당의 찰스 드주 의원은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낸 참전군인의 희생에 감사한다며 한미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안에 한미자유무역협정의 의회인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아이를 입양한 민주당의 얼 포머로이 의원은 한국전쟁 이후 60년간 한미동맹이 질적으로 양적으로 풍부해졌다면서 한미동맹의 성장에 박수를 보내는 동시에 세계 지도국으로 부상한 한국의 발전을 축하하는 자리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5명의 하원의원 중 유일한 한국전 참전군인으로 가장 큰 박수를 받은 민주당의 찰스 랭글 의원은 전쟁 직후의 한국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60년 만에 믿을 수 없는 발전을 이룬 한국에 경의를 표했습니다.
찰스 랭글
: 전쟁 중이던 1951년 한국은 희망이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아이들이 자라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의 영감을 줄 만한 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6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얼마나 활기 넘치는 사람들입니까? 우리 희생의 가치는 북쪽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미국이 참전하지 않았다면 한반도 전체가 지금의 북한처럼 됐을 것입니다.
한국정부를 대표한 한덕수 주미대사는 미국의 참전군인들이 한국의 번영과 안정을 지켰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고 한국 국가보훈처의 김 양 처장은 한국정부를 대신해 한국전쟁 참전에 감사를 표하는 대형 액자를 랭글 의원을 통해 미국 의회에 전달했습니다.
한편 정전일인 27일 한국전쟁참전군인재단(Korean War Veterans Foundation)과 한국전정전위원회(Korean War Veterans Armistice Day Committee)는 워싱턴의 한국전쟁기념공원에서 기념식을 열었고 이날 오후에는 미국 정부대표가 워싱턴 인근의 알링턴 국립묘지에 있는 무명용사 묘에 헌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