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이 이른바 '동까모' 사건을 크게 부각시키면서 김 부자 동상주변에 무장경비까지 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그 바람에 김일성 동상경비에 동원된 주민들이 상당한 피로감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이른바 동까모, 김부자 동상을 파괴하려던 조직을 적발했다고 발표한 후 전체 주민을 상대로 대남비난 선전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남조선 괴뢰패당의 임무를 받고 우리 최고 존엄을 모독하는 특대형 파괴암해 책동을 감행하려다 적발된 ...."
이에 따라 김부자 동상 경비를 대폭 강화한 결과 주민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양강도 국경지방의 황 모 주민은 "한국에 진짜 '동까모'란 조직이 있기는 있는가"고 물으면서 "요즘 동상경비 때문에 사람들이 너무 지치고 힘들어 한다"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황 씨는 "지난 7월 동상을 파괴하려던 적들이 적발되었다고 당국이 선전하기 시작한 이후 동상 경비가 대폭 강화됐다"면서 "특히 삼지연 대기념비 동상 근처에는 밤에 무장한 군인들이 3~4겹으로 둘러싼다"고 말했습니다.
황 씨에 따르면 동상을 중심으로 첫 번째 테두리는 인민보안성 경비대원들이 실탄을 장전하고 보초를 서고, 두 번째 테두리는 적위대원들이 지키고, 세 번째 테두리는 군대들이 잠복을 서고 있습니다.
"동상 주변 숲속에 잠복한 군인들은 수상한 사람들이 접근하면 어디서 나타났는지 당장 불러 검문한다"면서 "얼마 전에도 김일성 동상 근처에 어떤 사람이 접근하려다가 총탄에 맞을 뻔 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삼엄한 경비진을 치고도 시당 간부들은 새벽에 불시에 순찰을 돌면서 "동까모가 투척기로 동상을 파괴하기 때문에 멀리 주변까지 경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적위대원들을 몰아세우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복수의 국경지역 주민들은 "보안서(경찰해당)에서 동상이 있는 지방에 여행증명서를 일체 발급해주지 않고, 또 동상이 있는 지방에서는 매일 저녁 숙박검열을 진행해 사람들이 언제 한번 통잠을 잘 수가 없다"고 피로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연락이 된 평안남도 지방의 한 대학생도 "동상경비 때문에 대학생들이 방학기간에도 놀지 못하고 학교에 출근했다"면서 "동상이 있는 대학에서는 동상 경비를, 동상이 없는 학교에서는 현지 교시판이나, 말씀 판이라도 지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이번에 새로 생긴 '21세기 태양 김정은 장군 만세'라는 구호판에도 경비를 세우기 시작했다"면서 "동까모 사건을 계기로 주민들이 육체적으로 완전 망가져 한국과 미국에 대해 짜증을 부린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미국과 남한이 김부자 동상을 파괴한다는 여론을 퍼뜨려 내부 주민결속과 대미 대남 비난선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소립니다.
이에 북한 주민들은 이번 동상 경비에 피동적으로 참가했다가는 정치적으로 걸리기 때문에 최대한 '입조심'을 하고, 개인우상화에 쏟아 붓는 인력 낭비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