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부자 동상주변에 문화 공간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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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각 지역마다 세워진 김일성, 김정일 동상 주변을 주민들의 문화생활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하는데 일부 주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이 세워진 주변을 문화휴식 공간으로 꾸릴 데 대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거듭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일성 일가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멀어지는데 대해 불안감을 느껴 취해진 조치일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분석했습니다.

12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김일성, 김정일 동상 주변을 인민의 문화생활 거점으로 꾸릴 데 대한 지시문이 지난해에 이어 최근에 또다시 내려왔다”며 “동상 주변을 인민들이 늘 찾는 관광명소로 꾸리라는 것이 지시문의 내용”이라고 밝혔습니다.

10월 3일에 전달된 김정은의 지시문에 따라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는 현재 실내 물놀이장과 율동(4D)영화관을 김일성 동상이 있는 ‘보천보전투 승리기념탑’ 뒤편으로 이전해 새로 지을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지난해 5월에도 동상 주변을 문화생활 거점으로 꾸릴 데 대한 김정은의 지시가 내려오면서 ‘혜산산원’ 맞은편에 지으려던 체육관을 ‘보천보전투 승리기념탑’ 주변으로 옮기게 되었으며 그로 하여 아직도 ‘혜산체육관’이 완성되지 못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또 김일성 동상이 있는 ‘보천보전투승리 기념탑’ 주변에는 이미 ‘김정숙 예술극장’, ‘혜산사적관’, ‘도립도서관’, ‘압록각’과 ‘혜산운동장’과 같은 문화휴식공간이 꾸려져 있고 ‘쾌궁정(활터)’과 같은 역사유물도 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이와 관련 14일,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김일성, 김정일 동상 주변을 인민의 문화휴식 공간으로 꾸리라고 하는데 청진시에는 이미 동상 주변에 주민들이 사는 큰 아파트들이 들어 차 있어 더 이상 무엇을 지을 자리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에서 지방의 실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김일성, 김정일 동상 주변을 문화휴식 거점으로 꾸리라고 해 도당의 간부들도 속을 썩이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동상 주변을 꾸릴 데 대한 거듭되는 지시가 내려오는 배경에 대해 소식통들은 “동상주변은 통제가 심해 주민들이 얼씬도 하지 않는 장소”라며 “지나친 통제로 주민들의 관심이 떨어지는데 대해 중앙에서도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소식통들은 “‘고난의 행군’ 이후 김일성 동상 훼손 사건이 자주 발생해 동상이 있는 주변에 대한 통제가 항상 엄격하다”며 “그런 동상주변에 문화휴식 장소들이 건설되면서 오가는 사람들의 옷차림까지 통제하고 있어 불편한 점들이 너무 많다”는 주민들의 하소연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