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소문이 8일 한때 한국 증권가에 퍼졌습니다. 이로 인해 주식가격이 조금 떨어졌지만, 금방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는 ‘한국 경제가 북한 변수에 내성이 생긴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주식은 회사의 자본을 이루는 단위입니다. 쉽게 말해서 주식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회사에 투자하고, 그 이윤을 나눠 가지기 위해 만든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상징 중 하나입니다.
주식을 사고 팔기 위해 만들어진 증권시장은 세상 돌아가는 일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8일 오후 2시께 서울 증권가에는 ‘김정일이 사망했다’는 소문이 빠르게 번졌습니다. 장 마감을 1시간여 앞둔 시각에 퍼진 소문으로 주식가격은 출렁거렸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정부 당국이 밝히면서 시장은 곧 안정세를 되찾았습니다.
이날 한국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5.96 포인트, 그러니까 0.83% 내린 1,903.14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김정일 사망설로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제한적이나마 영향을 받은 것도 사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박사입니다.
동용승
: 북한 체제가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면, 우리 증시는 영향을 받는다는 게 아주 소규모로 보여진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문제가 한국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라고 설명합니다.
첫째는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입니다. 지난해 연평도 포격 사건처럼 북측의 군사적 도발이 일어나면 증시는 영향을 받게 되며, 다만 확전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주가는 금방 회복한다는 겁니다.
둘째는 북한 체제가 붕괴할 가능성입니다. 김정일의 사망은 체제 불안정 및 붕괴의 가능성과 연결되기 때문에 주식 시장도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김일성의 사망과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남한의 주식 시장은 대체로 침착한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1994년 7월8일 김일성 사망 당시 주가는 3.3 포인트 오른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또한 2006년 10월과 2009년 5월 북한이 핵 실험을 단행했을 때에도 주가는 소폭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고 이후 안정세를 유지했습니다.
지난해 11월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때에도 주가는 1,900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하루 뒤인 24일 1,925 포인트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이미 북한 변수에 내성이 생긴 상태여서 주식 시장도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받더라도 금세 회복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