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당국 여기자 녹화물 이용 비난 받아야”

미국내 인권 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북한에서 풀려난 미국인 기자들의 촬영 동영상을 이용해 중국내 탈북자를 단속한 처사를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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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단체들은 내달 24일 열릴 탈북 난민을 위한 국제 시위에서도 중국 당국에 이번 사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50개가 넘는 북한인권운동 단체의 연합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대표는 탈북자들의 인권을 알리기 위해 위험을 무릎쓰고 취재에 나섰던 미국 커런트 텔레비전 기자들의 촬영 장비와 동영상을 압수하고, 그 동영상을 이용해 탈북자 단속에 나선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비 인도적이며 국제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습니다.

Suzanne Scholte: 한마디로 도를 넘어선 일입니다. 유나 리와 로라 링은 기자로서 심각하게 인권을 침해당하며 살고 있는 탈북 여성들과 고아들의 문제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취재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그들의 촬영 장비와 동영상을 모두 압수하고 그것도 모자라 동영상을 이용해 탈북자를 단속했습니다. 국제사회는 이번 중국의 처사를 비난해야 합니다.

숄티 대표는 특히 중국 당국이 기자들의 촬영 동영상에 등장하는 한국인 인권 운동가를 추방하고 탈북 고아들을 보호하던 고아원 5곳도 폐쇄한 조치는 국제법을 위반한 처사라고 지적했습니다.

즉 중국은 난민 보호를 규정한 ‘1951년 유엔의 난민지위에 관한 협약(1951년 Refugees Convention)’의 조인국으로서 탈북 고아들은 물론 이들을 돕는 활동가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숄티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숄티 대표는 특히 이번 일로 탈북자 단속을 위한 중국과 북한 당국 간에 공모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월 중국과 북한 국경지역에서 탈북자를 취재하던 중 북한 군인과 중국 공안에 각각 붙잡힌 미국 커런트 텔레비전 소속의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 그리고 미치 코스 기자가 양국의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두 나라 간 촬영 장소와 대상에 대한 정보 교류가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숄티 대표는 다음달 24일 미국과 일본, 한국, 유럽 등 전세계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 열리게 될 탈북자 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국제 시위에서도 이 문제를 중국 당국에 강력히 항의하고 탈북자들의 북송 중단과 인권 보호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에서 중국내 탈북자를 지원하는 민간 단체인 ‘318 파트너스’의 스티븐 김 대표도 중국 당국이 갈 곳 없는 탈북 고아들을 보호하기는 커녕 고아원을 폐쇄해 버린 결정은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지적했습니다.

Steven Kim: 이번에 두 여기자로 인해 장소가 노출돼서 안타깝습니다. 더구나 요즘은 중국에 고아들이 많지도 않고 경비가 삼엄하기 때문에 고아들이 넘어오기도 힘듭니다. 그런데 발각되어 매우 마음이 아픕니다. 저희는 끝까지 중국의 비인도적인 처사들, 탈북자들에 대한 끊임없는 탄압을 지속적으로 알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알리지 않으면 중국 정부는 계속 탄압을 지속할 것입니다.

김 대표는 행여 이번 일로 중국내 탈북자들의 심각한 인권 침해 문제를 외부에 알리려는 언론인들의 활동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중국 당국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탈북자의 인권을 존중하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 중국에 대해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