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한국 내 미성년 탈북자들이 지난 5년 새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 좀 더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나는 좋은 일을 하겠다고 왔는데, 얘네들은 왜 나를 배척하고 뒤에서 욕을 할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애들이 먼저 다가오더라고요.”
고려대 국제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인 정해건 군.
정 군은 탈북청소년을 위해 방학 때 마다 운영되는 한겨레 계절학교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봉사를 처음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입니다.
정해건:
많은 자원 봉사자들이 탈북 학생들을 위해 일을 하고 있지만, 단발성에 그치는 게 대부분입니다. 조금 더 지속적인 만남이 이뤄지고 유지가 된다면 이들이 남한 사회에 정착하는 데 있어 훨씬 더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미성년 탈북자들은 모두 1천600여 명.
교육과학기술부가 얼마 전 국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서 밝힌 것입니다.
2006년에 475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년 사이에 무려 3배 이상 급증한 겁니다.
학급별로 보면 초등학생이 1020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고등학생이 373명, 중학생이 288명이었습니다.
탈북자 김철웅 씨의 말입니다.
김철웅:
과거에 비해 가족단위의 탈북자들이 늘면서 아이들이 많아졌다고 봅니다.
이 처럼 탈북 청소년들이 크게 늘고 있지만 상당수가 학업을 중도 포기하는 등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실제로 고등학교에 다니는 탈북 청소년 10명 가운데 1명은 중도에 학업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탈북 청소년들을 위해 맞춤형 교육을 시킬 수 있는 대안학교가 지금 보다 많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김미리 교육훈련팀장입니다.
김미리:
탈북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학습공백이 있고 또래 남한 학생에 비해 나이가 많기 때문에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매우 좁습니다. 이들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이를 위해선 이 친구들이 다닐 수 있는 대안학교라든지 준비할 수 있는 디딤돌학교가 지금 보다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 정부로부터 공식 인가를 받은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는 경기도 안성의 한겨레 중고등학교와 서울의 여명학교로 전국에 2 곳뿐입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탈북 청소년을 위한 교육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대안학교 인가 기준을 보다 완화하고, 관련 교육예산도 대폭 늘렸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