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북한 언론매체에 예전에 보지 못했던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11일 조선중앙TV의 간판 프로그램인 저녁뉴스가 시작되자 단정한 모습의 여자앵커, 즉 여자 뉴스진행자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동정소식을 전합니다.
앵커가 앉아 있는 자리의 바로 뒤에는 컴퓨터 화면으로 보이는 여덟 개 정도의 모니터가 붙어있고, 화면 속의 커다란 지구본은 계속해서 돌아갑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앵커의 뒷배경으로 평양시내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주로 걸려 있었지만, 9월 8일 방송분부터 뉴스 스튜디오 배경이 동영상으로 바뀌었습니다.
뉴스 내용은 예전과 비교해 달라진 게 별로 없지만 뉴스 스튜디오의 세트는 상당 부분 세련되게 바뀐 겁니다.
한국 동국대학교의 김용현 교수는 북한의 주요 방송뉴스를 통해 어느 정도 북한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용현 교수: 새롭게 김정은 체제가 출범하면서 뭔가 사회가 좀 더 자연스러워지고 또 좀 더 자본주의적인 요소가 들어가고 그러면서 뭔가 과거의 딱딱한 이미지보다 부드러운 쪽으로 흐름이 가는, 그러면서도 약간 앞으로 개방이라든가 개혁, 그런 것들과 연계될 수도 있는 이런 차원에서의 징조들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한편 이런 방송에서의 변화된 모습은 이미 뉴스진행자들의 머리모양과 옷차림에서도 나타나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제1비서가 정권을 잡은 이후 여성앵커들은 색색의 한복 대신 서양식 자켓, 즉 윗도리를 입는가 하면 남성 앵커들도 모두 양복을 갖춰 입는 등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 비해 훨씬 세련된 외모를 보여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