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작년 12월 사망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정상적 사고라면 3대 세습을 용인하기는 어렵다”며 북한의 3대 세습 체제를 비판했다고 일본 도쿄신문이 12일 보도했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마카오에 체제 중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지난 3일 도쿄신문에 보낸 전자 우편에서 “정상적인 사고라면 3대 세습을 용인하기는 어렵다”며 북한의 3대 세습 체제를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정남은 또 “(아버지가 쌓은) 37년간의 절대 권력을 (후계자 교육이) 2년 정도인 젊은 세습 후계자가 어떻게 이어 나갈지 의문이다”고 말하면서 “젊은 후계자를 상징적으로 내세우면서 기존의 파워 엘리트 즉 군부 세력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북한의 향후 권력 구도를 전망했습니다.
김정남은 작년 1월 중국에서 도쿄신문 기자와 가진 회견에서도 “중국의 모택동 전 주석조차도 세습은 하지 않았다”며 북한의 권력 세습을 비판했었다고 도쿄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도쿄신문은 작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김정남의 심경을 물어보기 위해 전자 우편을 보냈으나 “신변에 위험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취재에는 응할 수 없다”는 답신을 보내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정남은 그러다가 지난 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이후 처음으로 도쿄신문의 고미 요지 기자에게 전자 우편을 보내 북한의 권력 세습과 후계 체제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밝혔습니다.
도쿄신문은 “장남 김정남이 부친의 장례식이나 영결식에 참석했는지 여부가 큰 관심을 끌고 있으나, 여기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한국 정부는 김정남이 참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도쿄신문의 고미 요지 기자는 김정남과 한 회견과 김정남과 주고받은 전자 우편을 한데 묶어 책으로 발간할 예정입니다.
고미 기자는 2004년 북경에서 처음 김정남을 만나 회견한 이후 그와 자주 전자 우편을 주고받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정남은 고미 기자가 자신에 관한 책을 일본에서 출판한다는 사실을 알고 “책이 출간되면 북한이 불쾌하게 생각한다”는 이유를 들어 책 출간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도쿄신문의 고미 기자와 출판사인 ‘고단샤’는 “전 세계의 이목이 북한의 권력 세습에 쏠려 있는 지금이 장남 김정남의 육성을 전달할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말하면서 “오는 20일 김정남에 관한 책을 예정대로 발간한다”고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