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낮다는 북한에서 최근 생활고를 이유로 자살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자살은 곧 당과 수령에 대한 엄중한 배신행위로 처리됩니다.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자살한 사람은 무조건 적대계층으로 분류되며 남겨진 부모 형제, 가족들에게 ‘연좌죄(연좌제)’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8일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평양에는 최근 신흥부자들이 늘어나면서 주민들 간의 빈부격차도 더욱 커지는 추세”라며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밀려났거나 끝내 회생할 길이 막막한 사람들은 자살을 택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5일 평양시 통일거리의 수중다리 주변 30층 아파트에서 두 자녀를 둔 한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며 “자살의 원인이 돈 1천달러 때문인 것으로 밝혀져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아파트에서는 자살사건이 여러 번 발생한 탓에 몇 년 전부터 평양 시민들속에서 이 아파트를 ‘자살아파트’로 불렸다”며 “자본주의에서나 볼 수 있는 고리대(사채)업이 늘면서 평양에서 자살사건이 급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특히 아파트 바로 밑에는 메뚜기시장이 있어 자살에 얽힌 이야기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며 “자살한 여성은 해외근로자로 파견 된 남편이 진 빚 1천달러에 3배의 이자가 붙도록 돈을 갚을 수 없게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난해에는 단돈 200달러 때문에 대동강에 목숨을 던진 사건도 있었다”며 빚을 져가며 돈을 써 해외에 파견되었다 돌아와도 몇 백 달러의 빛도 갚을 수 없는 사회구조와 빈부격차가 자살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고 질타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6일 청진시 청암구역 관해동에서 지난 1월 한 달 동안 한 가족 3식구가 차례로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관해동은 라선특구를 오가는 길목에 있는 지역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장사에 나섰던 30대 여성이 교통단속에서 상품을 몰수당하고 되돌려 받지 못하자 산에서 목을 맨 채 주검으로 발견됐다”며 “외동딸의 죽음을 견디지 못한 그의 어머니도 이어 뒤뜰의 살구나무에 목을 매 숨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며칠 새 아내와 딸을 잃고 식음을 전폐하던 남편(60세)도 주변사람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목매 자살했다”면서 이들 부부는 지역에서도 알려진 모범당원들이어서 주민들에게 주는 충격이 더 크다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뒷배(배경)없이는 살수 없는 사회구조가 주민들의 극단적인 결정을 부추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