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해결되면 사드는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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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측이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에 남측은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사드는 더이상 필요 없다"며 맞섰습니다. 청와대는 양측 정상이 사드 문제를 "진솔하게" 논의한 게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5일 오전 항저우 서호 국빈관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즉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46분간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이 문제(사드 배치 문제)의 처리가 좋지 못하면 지역의 전략적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유관 당사국 간의 모순을 격화할 수 있다”며 “미국이 한국에 배치하는 사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7월 8일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가 공식 발표된 이후 한중 정상 간의 회담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드 문제에 대한 중국 측의 반대 입장은 예전부터 알려졌지만,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를 재확인한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시 주석의 반대 의견에 맞서 박 대통령은 "사드는 오직 북핵과 미사일 대응 수단으로 배치하고 사용될 것이기 때문에 3국의 안보 이익을 침해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며 "더욱이 북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사드는) 더이상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박 대통령은) 왜 우리가 북한 위협의 엄중성과 시급성에 대응하여 그러한 자위적 방어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우리 입장을 설명하였습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며 “남한 국민의 북한 위협에 대한 우려는 전례없는 수준”이라고 말하고 “직접적 피해자는 남한 국민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남한이 느끼는 위협의 정도는 중국 측이 느끼는 위협의 정도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또한 박 대통령은 “한미중 간 소통을 통해서 건설적이고 포괄적으로 (사드 문제를) 논의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은 지난 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은 미국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데 반대한다"며 "미국 측에 중국의 전략적 안전 이익을 실질적으로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편, 한중 양측은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며 양측의 협력을 강조했고,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앞으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완전하고 엄격하게 이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남측 청와대는 한중 두 정상이 “상당히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상호 이해를 증진한 것이 큰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두 정상이 (사드 문제를) 직접 이야기한 것이 처음"이라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사드의 실제 배치까지는 시간이 있다"면서 "지금 (사드 문제가) 매듭지어지는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한중간 전략적 소통을 계속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이 관계자는 한중관계가 사드 배치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내용의 질문에 “두 정상은 한중관계 발전이 역사적 대세이며 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