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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북한에서 대형 슈퍼마켓 즉, ‘광복지구상업중심’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이 상업중심이 가격 인하 경쟁에서 일반 장마당의 문턱을 넘어설 수 있을 지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 광복거리 입구에 문을 연 ‘광복지구상업중심’.
1991년에 ‘광복백화점’으로 이름났던 이 건물이 20년 만에 대형 슈퍼마켓(Super Market)으로 변신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들렀던 현지지도 현장이라는 점에서 북한은 이 상점이 인민생활 향상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이라고 매일 같이 선전하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텔레비전>
상품가격 계산도 바코드(까만선 부호표식)를 단말기에 찍어 계산하는 방식을 사용해 북한에서 수자식 정보화 체계(시스템)를 최초로 상점에 도입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중국과 합작으로 이 상점매장을 운영해 국가주도의 시장상업유통체계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시장가격보다 눅게, 다른 국영상점 가격보다는 높게” 가격을 설정해 장마당으로 향하는 주민들의 발걸음을 돌려세우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광복지구상업중심’과 현재 장마당과의 가격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북한과 거래를 하고 있는 중국 심양의 한 무역상인은 “이 상업중심이 가격경쟁을 벌일 경우, 승산이 있을 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국과 합작해 슈퍼마켓을 열었다고 하는데요, 조선상품은 얼마 안 됩니다. 대부분 중국산입니다”
이 무역관계자는 북한의 일반 장마당에 나가는 물건들도 대부분 중국 화교들이 내보내는 것만큼 “중국인들이 북한 시장에서 벌이는 또 하나의 상품경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난 11일 중국 공산당 인민일보의 국제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광복지구상업중심에서 팔리는 물건이 대부분 중국제품이고 가격도 중국과 별 차이가 없다”고 평양발로 보도했습니다.
환구시보는 1층 매장에서 팔리는 360g짜리 팔보죽 한 그릇 값이 북한 돈 3천400원으로, 평양시민 월급(4천∼5천)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보도했습니다.
1991년 평양에 있었던 한 탈북자는 “북한이 광복거리 백화점을 처음 개장했을 때 맛내기 값이 장마당 보다 10원 눅어 사람들이 처음에 몰려갔지만, 그 다음엔 장마당들이 가격을 경쟁적으로 낮추자 (백화점으로)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장마당을 독점한 중국 화교들이 물건 값을 백화점 가격보다 더 낮추자, 결국 광복백화점은 개장 1년 만에 문을 닫게 되었다고 이 탈북자는 말했습니다.
중국 단동에 사는 중국 화교 왕모씨는 “조선에 나가는 상품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가격이 낮은 것을 내보낸다”면서 “조선 사람들은 눅은 것을 찾기 때문에 가격만 낮추면 충분히 판로가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그는 “광복지구상업중심이 가격인하 경쟁에서 패할 경우, 90년대 초반 광복백화점처럼 또다시 문을 닫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