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미신행위 확산으로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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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내부실상 정보브리핑에서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가 북한의 미신행위 실태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내부실상 정보브리핑에서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가 북한의 미신행위 실태를 설명하고 있다. (RFA PHOTO/ 노재완)

앵커 : 세계 1위의 종교 탄압국인 북한에서 미신행위는 처벌 대상입니다. 그런데도 북한 주민들의 미신행위는 계속 확산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최근 미신행위 확산 방지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탈북자 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지난 6월 26일 북한의 미신행위 실태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전했습니다.

한국언론재단에서 열린 이날 북한내부실상 정보설명회에서 NK지식인연대의 김흥광 대표는 ‘전사회적으로 미신행위를 없애기 위한 투쟁을 강도높이 벌려나가자’는 제목의 북한 내 군중강연자료를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김 대표는 회견에서 “북한 당국이 미신행위 근절을 강조하고 있지만, 돈벌이와 개인주의가 만연한 북한에서 미신행위는 더 깊숙이 파고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흥광 : 지금 북한의 미신행위가 도를 넘어섰습니다. 주민들이 이사할 때 손 없는 날을 따지고, 간부들이 승진할 때도, 심지어 경찰이 도둑을 잡는 데도 점을 봅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 역시 북한 내 미신행위가 성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점을 잘 본다고 소문난 집들엔 사람들이 줄을 지어 점을 본다고 했습니다.

심영숙 (탈북자): 지금은 간부들도 점을 많이 보고 그렇습니다. 일반 사람들도 장사를 가거나 군대에 가거나 대학을 갈 때 다 점을 보고 움직입니다.

북한 당국은 오래전부터 마약이나 매음(성매매)행위와 함께 미신행위를 ‘자본주의 황색바람’으로 규정하고 단속을 강화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를 단속해야 할 보위부 관리들조차 무당과 점쟁이를 찾고 있어 사실상 단속이 어렵습니다.

김흥광 : 김정일 때는 중앙당 비서실에 점을 보는 70대의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함경남도에서 간 할머니인데 관상을 보고 배반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간부들을 가려냈습니다.

북한은 각박한 생활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점술과 무속신앙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게 탈북자들의 공통된 증언입니다. 종교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 주민들이 미신행위에 기대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