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당국이 중소규모 지방공장 책임일꾼들에게 자율적인 생존방법을 제시하라고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새경제관리체계'의 전면적 시행을 앞둔 예비조치라는데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간부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생필품 생산을 기본으로 하는 북한의 지방공장 지배인, 초급당 비서들이 생존전략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적인 지원도 없이 자체로 노동자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내렸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소식통은 “중앙으로부터 기관장, 초급당비서들을 상대로 자체로 살아나갈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내렸다”며 “2월 16일 전으로 이러한 대책들을 문서화해 시당에 바쳐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지시는 올해 1월 5일, 도당과 시당에서 조직된 기관장, 초급당비서 회의에서 포치(지시)된데 이어 최근에 있은 간부강연회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됐다고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의 지시는 자체의 노력과 기술, 원천을 탐구해 항구적인 생산과 판매를 실현하라는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국가에 매달리지 말고 기관기업소들이 능력껏 노동자들을 먹여 살리라는 뜻”이라고 지시문의 내용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장 노동자들과 토의해 대책을 찾고 그러한 대책을 구체적으로 문서화하라는 것이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 전으로 문서화한 대책을 시당 조직지도부에 바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공장기업소 간부들이 스스로 살아가기 위한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방법은 제시하지 않고 강압적으로 몰아붙이기만 하니 기관장들도 의견이 가뜩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공장기업소들마다 본래의 사명에 얽매지 말고 무엇이든 대담하게 만들어내 경공업 제품 생산과 가짓수를 혁신적으로 늘리라는 것인데 누구는 하기 싫어서 가만히 앉아있었겠냐고 소식통은 비난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생산을 정상화하고 노동자들을 먹여 살릴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자리를 내놓을 각오를 하라고 상급 당조직들이 기관장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공장기업소 간부들도 차라리 자리를 내놓는 게 마음이 더 편하다며 버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새경제관리체계’와 관련해 국가가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공장기업소들도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형국”이라며 “이런 판에 지방공장 기업소들더러 자체로 살아나갈 대책을 마련하라니 말이 되는 소리냐”며 당국의 막무가내 식 밀어붙이기에 대해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