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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진 식량난으로 최전방을 지키는 북한 군인들도 쌀 대신 고구마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군의 식량 상황 최민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함경북도 국경지방에 사는 주민 박명수(가명. 50대 초반)씨는 요즘 영양실조에 걸린 아들을 보양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전연 1군단에서 군대복무를 하던 아들이 허약에 걸려 집에 도착한 것은 지난 8월초.
박씨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연락에서 “요즘 최전방 군대들까지 하루에 고구마 5~10알로 끼니를 에운다”면서 “우리 아들이 있던 중대에는 70% 이상이 영양실조에 걸려 전쟁이 나도 제대로 싸울지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감자는 식량이 될 수 있어도 고구마는 식량이 되지 못한다”면서 “한창 먹을 나이인 아들이 고구마만 먹었으니, 영양실조에 걸릴 수밖에 없었다”고 열악한 북한군의 식량상황을 전했습니다.
박씨에 따르면 그의 아들은 고등중학교 때 학급반장을 하는 등 똑똑하기로 소문났지만, 군대 나갔다 와서는 정신이상자처럼 변했다는 것입니다.
피로, 쇠약, 무기력 등으로 아들이 하루 종일 잠에 빠져 있는데다, 지나치게 먹는데 욕심을 부려 “군대복무 7년 만에 아들이 식충이가 되어 돌아왔다”고 박씨는 허탈해했습니다.
박씨의 아들이 군대복무를 한 곳은 논벼가 없고, 강냉이와 감자만을 전문 심는 강원도의 한 산골짜기.
부대 군관들이 주변 농장에 나가 강냉이와 감자 등을 군량미로 가져다 군대들에게 먹였지만, 지금은 그것도 모자라 고구마를 먹인다는 게 박씨의 설명입니다.
한국에서 다이어트, 즉 ‘살까기’ 부식물로 알려진 고구마가 북한군에선 주식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반응입니다.
한편, 10만 세대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도 먹을 것을 얻으러 민가에 나타나 평양 주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만수대 지구 아파트 건설에 동원된 군대들이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밤이면 멀리 만경대 구역, 통일거리까지 동냥 나온다”면서 “과거엔 불쌍해서 먹던 밥이라도 조금씩 주었지만, 지금은 배급도 잘 주지 않아 찾아와도 귀찮다”고 반응했습니다.
또, 밤이면 군대들이 지나가는 행인들의 짐을 빼앗고, 빈집털이를 해서 평양주민들은 멀리서 군대만 봐도 “도둑놈이 왔다”고 문을 꽁꽁 닫아 매는 형편입니다.
이 대북 소식통은 “인민반에서 쩍하면 ‘10만 세대 건설에 참가한 군대들에게 밥과 국수를 해먹인다’면서 지원금을 걷어가 주민들은 군대들을 부담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