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최악 전력난 속 문수물놀이장 풀가동

0:00 / 0:00

앵커: 최악의 전력난 속에도 이른바 '김정은 방침 대상'으로 정해진 문수물놀이장에는 하루 24시간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외 창전아파트에도 전기공급이 정상화 되고 있는데,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평양시 일반 주택가에 하루 2~3시간만 전기가 공급되고 있지만, 일부 특권시설에는 24시간 공급되는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에 평양을 다녀왔다는 한 중국인은 "일반 주택가는 정전되어 암흑에 빠지지만, 문수물놀이장은 만가동되고 있었다"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문수 물놀이장에 직접 다녀왔다는 이 중국인은 "물놀이장 물 미끄럼대에 물을 퍼 올리고, 수영장 물을 순환시키느라 전기가 만가동되고 있었고, 소독약도 제대로 뿌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실외와 실내 수영장 면적을 봐서는 물놀이장의 물량이 수십만 톤은 넘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함께 갔던 이곳 대학생들도 문수물놀이장은 '김정은 동지의 방침대상'이기 때문에 절대 정전시키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 중국인은 "문수물놀이장 질서 유지를 인민보안원들이 담당하고 있었다"면서 "경찰이 물놀이장까지 단속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고 비웃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업적쌓기용으로 북한이 지난해 10월 개장한 문수물놀이장이 특수 시설로 분류되어 국가의 투자가 이어지자, 이를 비웃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국경지방에 여행 온 평양의 30대 직장인도 "문수물놀이장이 개장한 이래 한번밖에 가보지 못했다"면서 "일반 직장인 월급의 열배가 넘는 이용료를 내고 물놀이장을 즐길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성인 일인당 2만원(북한돈)을 내고 물놀이장을 이용했다는 이 직장인은 "일반 시민들은 방침 시설에만 전기를 준다고 잔뜩 볼이 부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직장인에 따르면 평양의 또 다른 이색적인 주택지구로 알려진 창전거리에도 하루 12시간 이상 전기가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평양은 낮에 봐서 잘 모르지만, 밤이 되면 중구역은 황홀한 천지지만, 일반 주택구역은 암흑천지나 다름없다"고 불만을 터놓았습니다.

이 직장인은 "김정은이 처음에 등장했을 때는 외국유학을 한 사람이라 인민들의 기대가 상당히 컸다"면서도 "최근 평양에서 취해지는 방침과 지시를 보면 아버지(김정일)보다 나은 게 없다는 실망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업적 쌓기 일환으로 건설된 창전거리와 만수대 거리 일대가 외국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용'이라는 논란은 끊이지 않고 제기되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