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스위스가 2009년 북한에 손목시계를 전년도보다 2배 가까이 수출했습니다. 스위스의 '시계산업연합'은 수출량이 3년 연속 꾸준히 증가했지만, 사치품의 수출을 금지하는 유엔 결의를 여전히 존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의 '시계산업연합(The Federation of Swiss Watch Industry)'은 2009년 한 해 동안 600개 이상의 손목시계를 북한에 수출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시계산업연합의 나탈리 가우티어(Nathalie Gautier) 통계 담당관은 지난해 11월까지 662개의 스위스 손목시계를 북한에 수출했으며 수출 금액은 9만 3천875 스위스 프랑, 미화로 약 9만 3천 달러에 달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같은 수치는 2008년 449개보다 200개 이상 증가한 수출량이며 오는 2월에 집계될 12월 수출량까지 합치면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입니다. 스위스산 손목시계의 대북 수출은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시계산업연합'의 자료를 보면 대량살상무기와 사치품의 수출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1718호에 따라 2006년에는 26개의 손목시계만을 북한에 수출했지만 2007년에 284개, 2008년 449개에 이어 지난해에는 662개 이상을 수출해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롤렉스'나 '오메가' 등 수출한 시계의 제품회사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스위스 시계산업연합의 핵심 관계자는 손목시계의 대북 수출이 매년 늘고 있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워낙 수출량이 적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이 선물용 혹은 어떤 용도로 시계를 사들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일부는 최소 500달러가 넘는 손목시계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관계자: 스위스 시계가 중요한 사람에게 선물용으로 쓰일 수도 있겠지만, 정확히 알 수 없죠. 대북 수출량이 늘어났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워낙 적은 양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딕 낸토 박사는 스위스가 북한에 수출하는 시계를 사치품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에 스위스 시계업체들은 관련 통계를 부풀리기보다 오히려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계산업연합의 관계자는 가능한 범위에서 시계를 수출하고 있지만 사치품 수출을 금지하는 유엔 대북결의를 존중해 고가의 시계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앞으로 계속 사치품에 해당하는 시계는 북한에 수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관계자: 우리는 유엔 대북 결의를 존중합니다. 우리는 북한의 정치적인 면을 평가하기보다 가능한 범위에서 시계를 판매할 뿐인데요, 대북 결의에 따라 고가의 시계는 판매하지 않을 겁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측근을 위한 선물이나 공을 세운 간부에게 스위스산 명품 시계를 제공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는 스위스산 시계, 포도주, 철갑상어알, 자동차 등 사치품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05년에는 2천 개가 넘는 손목시계가 북한에 수출됐지만 2006년 채택된 유엔의 대북 제재 이후 북한에 수출한 손목시계는 단 26개에 그쳤습니다.
또 스위스의 연방 경제부는 지난해 7월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의 이행을 위해 북한에 대한 무기 금수와 금융제재를 강화하는 시행령을 발표했으며 스위스의 최대은행인 UBS는 유엔 대북제재에 따라 북한과 어떤 금융 거래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