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올 상반기 대북 시계 수출 '0'

MC:

매년 증가세를 보이던 스위스 손목시계의 대북 수출이 올해 상반기에는 하나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치품 규제에 관한 대북 제재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의 ‘시계산업연합 (The Federation of Swiss Watch Industry)'이 집계한 올해 상반기의 대북 수출 통계입니다. 1월부터 5월까지 북한에 수출한 스위스의 손목시계는 한 개도 없습니다.

지난해 662개, 미화로 약 9만 달러에 달하는 시계를 북한에 수출한 것과 비교하면 큰 대조를 보이는 집계 내용입니다.

실제로 스위스 시계의 대북 수출은 2007년에 284개, 2008년에 449개, 2009년에 662개로 최근 3년간 증가세를 보여 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한 개의 시계도 북한에 수출하지 않았다고 스위스 '시계산업연합'의 필리프 페고라로 통계 국장이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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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시계산업연합 (The Federation of Swiss Watch Industry)'이 집계한 올해 상반기의 대북 수출 통계 - 자료제공: The Federation of Swiss Watch Industry. (The Federation of Swiss Watch Industry)


Philippe Pegoraro:

올해 첫 5개월간 북한에 수출한 시계는 한 개도 없습니다. 이는 확실한 통계입니다.

페고라로 국장은 스위스 시계의 대북 수출이 이처럼 전무한 여러 이유 가운데 정치적 사안에 따른 대북 제재를 거론했습니다. 스위스 시계의 일부가 북한 고위층에게 뇌물이나 선물로 유통되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Philippe Pegoraro:

정치적인 이유로는 스위스 시계가 북한의 고위층에게 선물로 유통될 수 있다는 거죠. 대북 수출이 없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재가) 이 중 하나로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시계산업연합'의 자료를 보면 2005년에 2천여 개의 스위스 시계가 북한에 수출됐지만 2006년에는 사치품의 수출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1718호에 따라 수출량이 26개로 대폭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유엔 안보리의 전문가가 작성한 대북제재 이행관련 보고서를 보면 유엔 회원국들은 식품과 주류를 비롯해 보석, 전자제품, 치렛거리(액세서리) 등 다양한 부문에 걸쳐 수출금지 사치품 목록을 작성해 이행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 주민의 생활과 동떨어진 물품이 북한의 고위층에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섭니다.

실제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측근을 위한 선물이나 공을 세운 간부에게 스위스의 명품 시계를 제공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스위스시계연합의 관계자는 그동안 스위스 시계의 대북 수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북한은 매우 작은 시장에 불과하기 때문에 올해 수출이 전혀 없다고 해도 별다른 영향이나 중요한 의미는 없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