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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노동당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권력세습 과정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원한을 샀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북한주민들이 품고 있는 이러한 원한이 김정은의 후계구축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소식통들이 분석했습니다.
이에 관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그들의 눈물을 어떻게 진심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조선중앙텔레비전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후 조문행사에 참가한 주민들이 통곡하는 영상물들을 반복해서 내보내고 있는 가운데 정작 북한 현지 소식통들은 왜곡된 화면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습니다.
특히 지난 9월 불어 닥친 피의 숙청바람으로 도당과 도내 외화벌이 기지들이 초토화 되고 적지 않은 간부들이 처형되거나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평안북도에서는 사망한 김정일에 대한 원성을 곳곳에서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평안북도의 한 지식인 소식통은 “그렇게 갈 거면서 왜 숱한 사람들을 죽였는지 모르겠다”면서 “조문행사 장에 나간 사람들 중에는 김정일에 대해 가슴에 사무친 원한이 풀린 것 같아 숙청당한 가족을 위해 통곡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망한 김정일 위원장을 향해 거친 말을 쏟아 내면서 평북도당 숙청사건으로 처벌받은 간부들의 가족이나 친인척들이 김정일의 사망을 슬퍼할 리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가족이나 친인척들의 사회적 토대가 개인의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고 족벌사회인 북한에서 김정일은 너무도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다며 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면 백사람, 천 사람의 적을 만드는 것이 북한이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신의주시에 있는 또 다른 소식통도 “텔레비전에서 평양시 사람들의 추모영상만 내 보내는 것은 지방에서는 추모영상을 촬영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신의주 사람들은 평양 사람들처럼 그렇게 통곡하는 사람이 없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19일, 지방주민의 추모소식을 보도하기 위해 ‘조선기록영화촬영소’에서 파견된 촬영팀이 신의주 역 앞에 세워진 김일성 주석의 동상에 조문을 나온 군인들을 촬영하려고 했으나 군인들이 울지 않아 촬영을 못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8군단 군인들과 국경경비대, 평안북도 보안국 보안원들이 강도 높은 사상투쟁을 벌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마을과 거리마다에 감시인원들이 너무 많은데다 시 연구실, 사적관을 비롯한 조문 행사장들도 경비성원들로 둘러싸여 있어 조문하러 가는 기분이 죄를 지어 끌려 다니는 기분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후계자 김정은도 지난 2년 동안 온갖 검열을 앞세워 너무도 많은 사람들에게 원한을 샀다며 그러한 행동이 앞으로 나라(북한)를 다스리는데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른 지방의 분위기는 모르겠지만 평안북도의 민심만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진심으로 애도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면서 도당 간부들에 대한 숙청사업이 있은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너무 조용하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