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남한의 '북한연구학회' 차기 회장인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2016년 '세계 북한학 학술대회'에 북한 학자가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연구학회'는 남한 내 최대 북한 연구 단체입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연구학회 16대 회장을 맡은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북한 학자들과의 교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학자와 함께할 수 있는 학술회의로 이 회장은 통일부가 주최하고 북한연구학회가 주관하는 ‘세계 북한학 학술대회’를 예로 들었습니다.
이우영 회장은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내년도 대회에 북측 학자가 참여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본다”면서 “세계 북한학 학술대회는 통일부와 학회가 같이 하는 것이라 독자적으로 결정할 일은 아니지만, 학회 쪽에서는 검토를 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국제 학술대회는 2014년에 시작됐으며 매년 열릴 예정입니다.
이우영 북한연구학회 차기 회장: 2016년도에 세계북한학대회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개인적 소망은 남북관계가 좋아져서 예를 들어 일본이나 중국 같은 곳에서, 특히 비정치적인 분야에서, 북한 학자들과 함께했으면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예전엔 남북관계 좋았을 땐 그런 큰 행사는 아니었지만 그런 학문 모임이 있었거든요. 현실 문제가 아니라면 역사 문제가 될 수도 있겠고요.
이우영 교수는 지난 18일 차기 북한연구학회 회장으로 취임했으며, 임기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입니다.
지난 1996년 12월 창립한 북한연구학회는 남한 내 각 대학과 연구소, 전문가 560여명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북한 연구단체입니다.
북한연구학회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내년에도 다양한 학술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우영 북한연구학회 차기 회장: 일단 2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회의는 당연히 해야겠고요. 이를 통해 학회 20년을 되돌아보고 묶는 책도 하나 낼 계획이고요. 학회 20주년을 계기로 해서 분단 이후 북한 관련 역사, 북한 연구의 역사를 한 번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 18일 “북한연구와 학회를 성찰한다”는 제목의 취임사에서 지난 20년간 북한연구학회 활동을 “냉정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학문적 글쓰기 보다는 대중적 글쓰기에 집중하거나 북한 연구자라기 보다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북한의 상황을 해설하는 역할에 치중하는 경향도 있었다”는 겁니다.
또한 한반도 분단 상황은 “북한에 대한 학문적 논의와 연구까지 정치적 진영 논리가 스며들게 하였고, 심지어 정쟁적 논의의 도구로 북한 연구의 소중한 성과들이 소모되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우영 북한연구학회 차기 회장: 사실은 냉정하게 보면 연구자들도 이를 방치한 경향이 없지 않다는 거죠. 자기 글이 잘못 소모되고 있다면 좀 강력하게 이야기해야 하거든요. 아주 드문 경우엔 이걸 정치적으로 활용한 분들도 있다고 보고 있고요. 사실은 저는 학자나 연구자가 정치적인 역할을 맡는 것에 대해서 절대 반대하지 않는데요. (자신의 연구와 정치적 목적을) 섞어 버리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보는 거죠.
이 회장은 “이제 스무살 청년이 된 북한연구학회의 첫걸음을 북한 연구와 학회를 성찰적으로 살펴보는 것에서 출발하려 한다”면서 2016년 학회 운영의 최우선 순위는 “내실화”라고 말했습니다.
“학술대회도 양적인 차원보다는 질적인 차원을 고민하여 개최하려 한다”면서 이 회장은 “현실적 주제들을 무시하지는 않겠지만 학회가 주관하는 학술대회는 가능한 학문적인 내용이 중심이 되도록 구성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우영 회장은 1991년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를 받은 이후 통일연구원 등에서 북한 문화와 사회 분야를 연구하다 2001년부터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교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