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태풍피해 북 주민 지금도 천막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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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수재민에 임시거처용 천막을 지원한 영국의 민간단체가 지난달 조사단을 북한에 보내 지원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일 년 전 태풍 피해가 제대로 복구되지 않아 많은 수재민이 아직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민간 자선단체 쉘터박스 (ShelterBox)는 최근 지원상황 점검을 위한 조사단을 북한에 보냈습니다.

데니 위어 조사단장은 지난달 11일부터 열흘 동안 평양과 황해북도 지역 등 쉘터박스가 임시거처용 천막을 지원한 지역을 돌아봤다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쉘터박스는 지난해 태풍 볼라벤으로 주거지를 잃은 북한 주민에게 올해 상반기까지 임시거처용 천막 1천 개를 지원했습니다.

위어 조사단장은 평양을 비롯해 황해북도 린산군, 평산군, 서흥군, 금천군을 방문했으며 태풍 볼라벤의 피해 복구가 늦어져 여전히 상당수의 수재민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임시거처에서 생활하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데니 위어 조사단장: 평양에서 남쪽으로 약 100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을 돌아봤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지 일 년이 넘었지만 건축자재가 부족해서 무너진 집의 복구가 거의 안 된 모습이었습니다.

위어 조사단장은 지난해 8월 북한을 강타한 태풍으로 황해북도 주민 약 2만 6천 명이 집을 잃었고 110여 명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했다면서 집을 잃은 주민 중 취약층 1천 가구에 임시거처용 천막을 비롯한 구호상자를 우선 지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쉘터박스의 구호상자에는 임시거처용 천막을 비롯해 천재지변을 당한 한 가정이 최소 6개월 동안 견딜 수 있는 담요, 깔개, 정수여과기와 물통, 톱이나 삽 같은 연장과 생필품이 들어 있습니다.

위어 단장은 지난해 피해 복구가 지연되고 있고 올여름 태풍 대비도 미흡한 상황이어서 임시거처에 머물고 있는 수재민의 추가 피해를 우려했습니다.

쉘터박스는 조사단의 평가보고서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추가 대북지원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위어 단장을 덧붙였습니다.

2000년부터 홍수와 지진, 쓰나미 등 자연재해를 당한 나라를 지원해 온 쉘터박스는 2007년 홍수 피해를 당한 북한 수재민에게 천막이 포함된 구호상자 200개를 전달하며 대북 지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