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 현금 수탈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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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양강도에서만 이런저런 명목으로 가정세대별로 강제로 걷은 현금이 30만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직 계획된 사업들이 많아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현금을 바치도록 강요할지 알 수 없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일 정권과 또 다른 김정은 정권의 모습, 과거 김정일 정권은 ‘외화벌이’와 ‘사회적 과제’라는 미명하에 주민들로부터 산나물이나 지역특산품, 지어 식량까지 현물로 거두어 들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김정은 정권은 여러 가지 건설이나 ‘외화벌이’를 구실로 가정세대들마다 현금(북한 돈)을 바칠 것을 강요해 주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소식통은 “올해 들어 국가적인 건설과 ‘외화벌이’ 비용으로 거둔 돈을 모두 계산해 보니 30만원이 넘었다”며 “로동자들의 생활비(월급)는 고작 3천원인데 월급의 100배에 달하는 돈을 빼앗아 갔다”고 당국을 성토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 당국은 올해 초부터 도 소재지인 혜산시에 체육관을 건설한다며 매 개인세대 당 1만원의 현금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이와는 별도로 체육관 건설을 위해 가정세대마다 모래 1입방, 자갈 2입방씩 바쳤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런가하면 올해 3월에는 ‘로라스케트장(롤러스케이트)’ 건설을 위해 매 개인세대 별로 8천원의 현금을 거두었고 4월 초에는 혜산공원 조성사업을 위해 가정세대별로 5천 원씩의 현금을 거두었다고 그는 얘기했습니다.

또 올해 4월 말, 봄철식수 기간에는 각 인민반들마다 휘발유 1kg, 혹은 현금으로 1만2천원씩 거두었다며 5월 달부터 본격화된 잔디심기 사업을 위해서도 두 차례에 걸쳐 휘발유 값으로 2만 4천원의 현금을 바쳤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그 외 남새온실 사업으로 두 차례에 걸쳐 모두 2만8천원, 국경연선 울타리 건설로 10만원씩 바쳤고 인민군 창건일인 4.25, 광복절과 청년절에 인민군대 지원으로 1천2백원씩의 현금을 매 개인세대들에서 거두어 갔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를 모두 합치면 30만원이 넘는 돈으로 장마당에서 올해 초 1kg 당 4천원까지 올랐다 가을철을 맞으며 1천6백원까지 내려간 통 강냉이의 평균 가격 3천원으로 계산할 때 강냉이 100kg을 살 수 있는 돈이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도 “요새도 모든 가정세대들마다 ‘외화벌이 과제’로 줄당콩(강남콩) 10kg, 기름작물(해바라기씨, 들깨 등) 4kg씩 거두고 있다”며 “현물로 바치지 못할 경우 7만5천원씩 현금으로 받아낸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이렇게 현금을 바치는 제도는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면서 완전히 노골화됐다”며 “아직 시작도 못한 건설들이 많아 올해 말까지 얼마나 더 많은 돈을 빼앗기게 될지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