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탈북자 문신제거 지원

남한 정부가 얼마 전 탈북자들의 사회정착을 돕는 사업의 일환으로 그들의 눈이나 팔, 얼굴에 새겨진 문신을 제거하는 데 드는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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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새겨진 문신 때문에 취업이나 기타 사안에서 불이익을 당하던 탈북자들은 환영하고 있습니다.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김소연(31) 씨는 얼마 전에 인근의 피부병원에서 아이라인, 즉 속눈썹 위 문신으로 한 눈 화장을 지웠습니다.

“저희는 여기 피부과 병원에서 지웠습니다. 레이저 빛으로 쏘면서 지웁니다. 눈 밑에 아이라인(속눈썹) 그거 지우는데 한 20만원 들었어요, 그거 20만원에 지워질 때까지 계속해야 합니다.”

소연 씨는 3년 전 북한을 떠나 중국에 거주할 때 문신하러 간 친구를 따라 갔다가 덩달아 자신도 문신을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입국한 뒤 이 문신 때문에 여러 가지 불이익을 당했다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회사 면접이라든가 볼 때면 조금 안 좋은 시선으로 많이 봅니다. 눈빛이 너무 강렬하다든가, 그리고 쇼핑할 때 물건 사러 가면 꼭 중국 사람인줄 알고 사람을 몹시 무시하더라고요.”

소연 씨처럼 몸에 새겨진 문신 때문에 취직도 잘 안되고 무시를 당하는 등 불이익을 당하던 탈북자들의 근심이 조만간 사라질 전망입니다.

통일부 산하 탈북자 지원기관인 재단법인 북한이탈주민후원회는 얼마 전 탈북자들의 문신을 제거하는 데 드는 비용을 지원한다는 공고를 냈습니다.

이 단체 관계자는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통화에서 이번에 통일부에서 받은 예산 가운데 일부를 탈북자들의 얼굴이나 팔, 다리 등에 드러나 있는 문신을 제거하는데 쓴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문신을 없애는 데 든 치료비 가운데서 약 70%를 정부가 담당하고, 최대 50만원(350달러)까지 지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북한에서 몸에 문신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탈북자들 가운데는 중국과 북한에서 팔이나 다리에 문신을 한 사람들이 상당수입니다.

특히, 군인들 속에서 혁명적인 문신은 집단적으로 장려하는 분위기였다고 조선중앙방송기자 출신 장해성 씨는 말합니다.

“그 문신도 북한은 혁명적인 문신이면 괜찮고, 평화라든가, 비둘기 같은 이런 문신은 큰일 나요. 내가 행사 호위국에 있을 때 문신 바람이 불어서 이렇게 똑같이 한 사람이 10명이나 있었소.”

그러나, 한국에서는 조직 폭력배나 생각과 행동이 자유분방한 젊은이들이 문신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문신에 대한 좋지 않은 편견이 있습니다.

그런데 탈북자들의 문신 중에는 ‘총과 방패’ ‘일당백’ 등 과격한 내용이 많아서 그동안 문신이 있는 탈북자들에게는 고민거리가 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