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여성, 문신 모양 긴 양말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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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의 '금수산 기념 궁전' 앞에 모인 여성들이 문신처럼 보이는 그림이 그려진 긴 양말을 착용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일성 전 국가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의 '금수산 기념궁전' 앞. 삼삼오오 모여 있는 여성들의 다리와 발목에 꽃다발 모양의 그림이 눈에 띕니다. 주먹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그림으로 얼핏 보면 마치 문신을 한 듯 보입니다.

두 발목과 종아리 양쪽에 그려진 꽃다발 그림은 '금수산 기념궁전'이라는 장소의 분위기에 맞춘 듯 여러 여성이 선택했습니다.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사진을 제공한 미국의 경제학자 커티스 멜빈 씨는 지난해 12월경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이 직접 찍어 자신에게 전해 준 사진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또 문신을 한 북한 남성을 본 적은 있지만 문신을 한 여성은 보지 못했다며 이 꽃다발 그림은 문신이 아니라 여성용 긴 양말, 즉 스타킹 위의 그림으로 보인다고 멜빈 씨는 말했습니다.

또 북한을 자주 드나드는 여행사의 관계자도 사진 속의 꽃문양이 문신이 아닌 그림처럼 보인다면서 여성들이 문신한 경우는 보지 못했지만 마치 문신을 한 듯한 효과를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까지 북한의 평양에 거주했던 미국 내 탈북자는 2004년을 전후로 문신처럼 그림이 새겨진 여성용 긴 양말이 평양에서 한 때 유행했지만 이제는 '촌스럽다'는 이유로 착용하지 않는다면서 한국처럼 무릎까지 올라오는 흰 양말이나 화사한 단색 위주의 긴 양말을 선호한다고 전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유행도 바뀌고 여성들이 선호하는 의상의 기호가 달라진다는 설명입니다.

또 이런 여성용 양말과 의류는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해 온다면서 무엇보다 질이 좋아 애용하게 된다고 이 탈북자는 덧붙였습니다.

이밖에도 평양 내 북한 여성들 사이에서 트레이닝 복, 즉 간편한 운동복도 유행했으며 바지를 입는 여성도 많이 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멜빈 씨는 금수산 기념궁전 앞에 모인 북한 여성들이 똑같은 신발에 같은 문양의 양말을 신은 모습이 매우 흥미롭다며 북한에서 점점 의상, 머리, 문화 등 유행의 변화가 감지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