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결핵 감염률 남한 주민의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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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 수는 대략 2만 명입니다. 이들 대부분이 질병을 갖고 있을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데요. 특히 후진국 질병으로 알려진 결핵 환자가 많다고 합니다.

탈북자들의 건강 실태에 대해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결핵은 초기 치료 환자의 경우에도 최소 6개월 동안 중단 없이 지속적으로 항생제를 복용해야만 완치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호홉기를 통해 쉽게 전염되는 만큼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탈북자들은 북한에 거주하는 동안 결핵에 감염, 발병됐을 가능성이 높으며 중국 등 제3국에 머물면서도 열악한 환경으로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탈북자들이 한국에 입국한 후 발견되는 결핵 환자 비율이 높고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탈북자들의 결핵 감염률이 80% 이상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남한 주민의 결핵 감염률이 30%가 조금 안된다고 봤을 때 거의 3배 수준입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결핵연구원 김희진 원장이 29일 국제이주기구 한국대표부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북한이탈주민의 건강한 정착을 위한 국제회의’에서 밝힌 겁니다.

결핵 발병률도 2003년 1.5%에서 2006년 2.2%, 2009년 2.1%, 2010년 2.5%를 웃돌고 있어 탈북자들의 철저한 결핵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녹음:

김희진 결핵연구원 원장

] 감염되고 나서 2년까지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정착 후에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1년에 한번 이상 검진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핵 못지않게 B형 간염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탈북자 10명 중 1명이 B형 간염 보균자로 파악됐습니다.

[녹음:

유원섭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 탈북자들의 B형 간염 항원 양성률을 보면 남한 인구의 약 3배인데요. 탈북자 10명 중 1명꼴입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에 걸리는 비율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려대 의과대학 김신곤 교수는 특히 생활습관의 변화가 질병에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탈북자들의 성인병을 ‘생활습관병’이라고 정의했습니다.

1990년대 극심한 기아를 경험한 30, 40대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녹음:

김신곤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 특히 북한이탈주민들이 생활습관병에 걸리기 쉬운데요. 그래서 탈북자들이 남한 사람들 수준의 체중이 되면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등과 같은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질 겁니다. 그런 점에서 탈북자들의 건강생활 실천이 중요하다는 거죠.

현재 탈북자들이 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을 퇴소하면 한국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 등 협력병원과 연계해 진료를 받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에 대한 정부의 진료비 지원은 1인당 연간 120만원, 미화로 1천 달러가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