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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최근 5년간 결핵 보균자 수가 매년 10 퍼센트씩 증가한 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인구 10만 명 당 보균자 수가 450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평양의 국립결핵원 표준결핵연구소 건립 등 북한의 결핵 퇴치 사업에 힘써온 미국의 역학전문가 샤론 페리 박사는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5년간 북한에서는 결핵보균자 수가 해마다 10퍼센트씩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
페리 박사
: 세계보건기구 등이 조사한 결핵보균자 수를 바탕으로 제가 통계를 냈습니다. 북한에서 과거 5년에 해마다 10 퍼센트 가량 보균자 수가 늘고 있습니다.)
페리 박사는 전 세계에서 평균적으로 보균자 수가 연평균 1퍼센트에서 2퍼센트 정도가 증가한다면서 북한의 결핵보균자수의 증가는 우려할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통계에 오차가 있을 수 있지만 지난 5월 평양에서 세계보건기구의 관계자와 만나 비교한 결과 비슷한 분석이 나온 것으로 미뤄 만성적인 식량난으로 인한 면역력 감소로 새로운 결핵보균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페리 박사는 북한 인구의 50 퍼센트 가량이 잠복기 결핵균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결핵 잠재 보유자의 경우 전염성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잠재 보유자가 치료를 받지 않으면 영양결핍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질 경우 전염성을 가진 결핵환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페리 박사는 잠복기에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 중 10퍼센트 가량이 전염성을 가진 환자가 되고 환자 한 명당 연간 20명에서 30명에게 결핵균을 옮기기 때문에 최근 수해로 식량난이 심화되면 북한에서 결핵환자가 급격히 늘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페리 박사와 더불어 북한에서 결핵 환자를 위한 지원사업을 하는 미국의 민간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최근 북한에서 홍수 피해를 입은 지역이 곡창지대(breadbasket)라 결핵 발병률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자체 웹사이트에서 강원도와 함경남북도에서 곡물이 한창 자라는 시기에 수해를 입어 식량난이 심화되고 보건 위생 상태가 나빠져 결핵 환자가 늘어날 것이 우려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단체는 일부 지역에서는 보균자 수가 10만 명당 450명에 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단체는 해마다 강원도와 황해남북도의 29개 요양시설을 십 여 차례씩 방문한다면서 만성적인 식량난으로 인한 심각한 영양결핍 때문에 결핵과 간염 환자의 발생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1998년부터 이 지역을 중심으로 결핵과 간염 환자를 지원하는 사업을 해왔습니다. 이 단체는 또 지난 주말 미국 국무부가 북한에 긴급히 지원하는 수해지원금으로 약 66만 8천 달러 상당의 의약품을 구입해 전세 항공기 편으로 북한에 전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