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이동준 특파원이 전해 드립니다.
태국 정부가 태국으로 진입하는 탈북자 현안을 북한 당국에 최초로 언급했습니다. 태국 정부는 북한이 중국과 협력해 탈북자 유입을 막아 달라고 요구하고 나서서 북한이 어떤 대책을 들고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카싯 피롬 태국 외무부 장관은 29일 기자회견에서 외무부를 방문한 오영선 태국 주재 북한대사에게 지난 수년간 제3국행을 위해 태국으로 몰려오는 탈북자들의 태국 유입을 막도록 북한 당국이 직접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주 태국 북한 대사관은 5년여 전부터 제3국으로 가려고 태국으로 들어오는 탈북자들을 자국민이 아니라며 부인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태국 정부가 북한 측에 탈북자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북한이 어떤 대응책을 들고 나올지 벌써 이곳 외교가에서는 큰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고 언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태국 정부는 태국으로 진입하는 탈북자 문제를 놓고 국토 안보 문제와 외교적 갈등 측면에서 고심을 해 오긴 했지만 탈북자 문제를 북한에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 태국의 신정부가 처음입니다.
카싯 태국 외무장관은 또 30여 분간 이루어진 이번 회담에서 오영선 북한대사로부터 평양을 방문해 달라는 초청을 받았다고 밝히고 태국은 북한과의 우호관계를 지속해 나가길 원한다고 오 대사에게 전했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이날 카싯 피롬 외무장관은 29년 전인 1978년 5월 북한 기관원에 의해 마카오에서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아누차 판초이 태국 여인에 대한 행방도 분명히 밝혀 달라고 오영선 북한대사에게 요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태국의 카싯 피롬 외무장관은 신정부가 들어선 이후 태국에 주재하고 있는 각국 대사들과의 면담을 통해 양국의 현안을 논의하고 신정부의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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