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이동준 특파원이 전합니다.
태국 이민국 본부에서 생활하는 탈북자 모녀의 미국행 사연은 이렇습니다. 어머니는 자식이 미국에서 공부하기를 원해 한국으로 갈 기회를 모두 접고 끝까지 미국행을 고집하며 딸의 소원을 이루려고 오늘 미국으로 함께 갔습니다.
10대 중반 탈북자 소녀와 30대 엄마가 그 주인공입니다. 본부 수용소에서 조기 석방을 위해 단식투쟁을 하다 지방 이민국으로 강제 이송되기도 했던 이 모녀는 지난달 본부로 다시 이송된 지 1개월 이상 매 주일 미국으로 간다며 바람을 잡던 당국자들을 생각하면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한편, 탈북자들을 돕는 인권단체 관계자는 이번 주 미국으로 가는 탈북자들은 이 모녀 2명 외에 수용소 밖에서 생활하는 또 다른 여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권단체 관계자는 이들이 가는 행선지도 이미 정해졌다며 한적한 지방으로 농사일을 주로 하는 곳으로 알려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으로 가는 탈북 모녀는 일단 태국 수용소 밖으로 벗어나는 데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만세를 불렀습니다.
한국행을 원해 태국 이민국 수용소에서 생활하는 40대 초반 여성 탈북자 라모 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통화에서 3~4년 동안이나 기다려 미국을 간다는 일이 정말 현명한지 모르겠다며 지나온 세월을 누가 갚아 주냐며 반문했습니다.
라모 씨는 동료들이 소원하던 미국으로 가니 축하할 일이지만, 자신은 한국으로 가서 정착해 인권을 누리며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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